장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8일 성평등가족부가 서울 중구 소재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진행한 ‘변화하는 성매매 지형, 정책의 다음 과제’ 토론회에서 “경찰 단속 실적은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성매매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열린 ‘변화하는 성매매 지형, 정책의 다음 과제’ 토론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성평등가족부)
전문가들은 성매매 시장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단속과 수사가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연구위원은 “채팅방에서 성매매에 대한 얘기를 한다 싶으면 이를 잡아서 성매매 광고로 처벌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강요나 알선 적용이 되지 않다 보니 처벌은 지속적으로 관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성매매 시장은 개별 사이트를 넘어 여러 플랫폼과 불법 콘텐츠가 서로 연결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송봉규 한세대 교수는 “누구나 AI가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분류·확산하는 사이트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성인사이트 77개를 조사했더니 5만 개에 달하는 다른 플랫폼 광고가 나왔고 그중 18.3%가 외부 메신저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성매매 알선사이트가 다른 업체의 광고를 자동으로 가져오고 비공개 공간에서 예약과 결제까지 관리하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 송 교수는 “알선사이트에서는 업체 광고를 크롤링해 비공개방으로 인증하고 출근 알림과 개별 링크, 예약·결제·후기까지 관리한다”며 “성적 콘텐츠나 성착취 콘텐츠가 결합하는 경우도 있고 불법 도박 사이트와 연결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개별 사이트를 얼마나 적발하고 차단했는지보다 사이트와 플랫폼 사이의 연결망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대응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송 교수는 “얼마나 적발했는가에서 어떻게 연결·이동하며 어디에서 조기 개입할 수 있는가를 측정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사이트를 얼마나 차단했는지보다는 재등장과 이동, 피해 연계, 개입 효과를 측정하는 핵심성과지표(KPI)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성매매와 성착취가 결합되는 현실을 법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송 교수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성매매는 성착취와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며 “성매매처벌법이나 형법, 인신매매방지법 등에는 성착취에 대한 개념이 없는 만큼 내용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 연구위원은 성매매 단속과 수사가 분리되고 관련 업무가 도박 등 다른 풍속범죄와 함께 다뤄지면서 전문성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광역 풍속단속수사팀이 마련됐지만 자치경찰제 시행 이후 관련 수사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광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집결지, 업소 중심에서 온라인과 플랫폼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성매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적발과 처벌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책임을 부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