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면 아기를 열심히 키우고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될게요."
18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허명산) 법정에 노란색 내복을 입은 생후 10개월 아기가 엄마 품에 안긴 채 들어왔다. 아이와 함께 피고인석에 선 사람은 마약 투약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김 모 씨(27)였다.
이날 김 씨는 지난 항소심 첫 공판 때와 같이 황토색 수의를 입고 아기띠에 아기를 안은 채 재판에 출석했다. 방청석에는 아기의 아버지도 자리했다.
김 씨는 1심의 징역 8개월이 무겁다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김 씨에게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한 점과 1심의 징역 8개월이 양형상 과하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이야기했다"면서도 "아기와 같이 구치소에 있는 사정을 고려해 엄마인 김 씨가 조금이라도 빨리 출소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했다.
김 씨는 구속된 뒤 어린 아기를 구치소에서 함께 양육하고 있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여성수용자는 자신이 출산한 유아를 교정시설에서 생후 18개월까지 양육할 수 있다. 교정시설은 이를 위해 육아거실을 지정·운영하고 필요한 설비와 물품을 제공해야 한다.
올해 2월 개정된 시행규칙에는 분유·이유식 등 대체식품과 기저귀·젖병 등 육아용품을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도 신설됐다.
김 씨 측은 첫 공판에서 이 같은 구치소 생활이 아기의 양육에 적합하지 않다며 보석을 신청했다. 외부에서 아기를 돌봐줄 사람이 없고 구치소 내 영유아 양육을 위한 인력과 시설에도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변호인은 또 물품 반입 제한으로 아기 영양제를 들여오기 어렵고 예방접종 시기도 놓치고 있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김 씨 역시 "기회를 주시면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는 투약하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며 "재활 치료도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씨가 이미 마약 범죄로 처벌받고 집행유예 기간에 또다시 범행한 점을 지적했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김 씨는 과거 두 차례 동종 범죄로 처벌받았다. 특히 2023년 10월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도 집행유예 기간이던 지난해 3월 서울 도봉구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지난 7월 김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약물중독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1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 측의 보석 신청을 두고 "다른 사건 같으면 항소기각이 당연한 사건"이라며 "여러 번 선처를 받았음에도 아기를 키우고 있다는 이유로 빨리 내보내달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아기를 담보로 석방해달라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며 "다른 사건과의 형평성에 비춰 과연 옳은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지난 4일 서울북부보호관찰소가 제출한 판결 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양형을 다시 판단하기로 하고 이날 변론을 종결했다.
김 씨의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sby@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