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완치 시대 성큼인데…정작 수술할 의사 사라진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8일, PM 04:45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위암 치료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정작 수술을 맡을 의사는 사라지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한 해 20~30명에 달했던 위장관외과 세부전문의 지원자가 최근 2~3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어렵고 오래 걸리는 수술에 비해 보상이 낮은 구조가 이어지면서 젊은 의사들이 위암 수술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학회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혁준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안치영 기자)
17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학회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혁준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안치영 기자)
이혁준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은 17일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학회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0년 전에는 위장관외과 세부전문의에 한 해 20~30명이 지원했지만 지금은 2~3명을 확보하기도 벅차다”며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앞으로 위암 수술을 할 의사가 거의 없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위암 치료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건강검진이 자리 잡으면서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환자가 늘었고 내시경과 복강경 수술, 항암치료도 발전했다. 최근에는 수술이 어려웠던 진행성 위암 환자도 항암치료로 종양의 크기를 줄인 뒤 수술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위암 치료의 목표가 단순한 생존 기간 연장을 넘어 완치 가능성을 넓히는 단계로 이동한 것이다.

치료 기술은 발전했지만 보상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게 학회의 진단이다. 위암 수술은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이뤄진다. 병원이 다른 진료 분야의 수익으로 손실을 메우면서 낮은 수술 수가가 오랫동안 유지됐고, 젊은 의사들이 위암 수술을 선택할 유인도 줄었다.

수가는 병원이 환자를 진료하거나 수술한 대가로 건강보험에서 받는 돈이다. 학회에 따르면 위암 수술의 원가보상률은 약 80%에 그친다. 수술에 100만원이 든다면 건강보험 수가로 보전받는 금액은 80만원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소화기암 전체를 묶어 계산하면 원가보상률이 102%지만 위암만 따로 보면 실제 비용에도 못 미친다. 전체 평균만으로 수가가 적정한지를 판단하면 위암 수술의 저평가가 가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수술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이 이사장은 “국내 위암 수술 수가는 심장이나 간 이식의 5분의 1 수준이고 대장암 수술과 비교해도 절반가량에 그친다”며 “일본의 위암 수술 수가는 한국의 약 3배, 미국은 약 5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위암학회는 수술 시간과 난도, 필요한 인력 등을 반영한 수가 개선안을 마련해 보건복지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위암 수술을 세분화해 각각 보상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이사장은 “단순히 수가를 올려달라는 요구가 아니다”며 “위암 수술에 실제로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 기술 수준을 따져 합당하게 보상해야 젊은 의사들도 이 분야를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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