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일기] '성장판 열려 있을 때' 키 성장 치료 시작하는 것이 중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19일, AM 12:04

[성장 일기] '성장판 열려 있을 때'  키 성장 치료 시작하는 것이 중요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어떻게 하면 키가 클까요”라는 질문 앞에는 반드시 “언제까지 클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먼저 와야 한다. 그 답을 쥐고 있는 것이 바로 성장판, 의학적으로는 골단선이다. 팔다리 뼈의 끝부분에 위치한 연골 조직인 성장판은 세포 분열을 통해 뼈를 길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연골은 사춘기를 거치며 점차 단단한 뼈로 바뀌고, 완전히 닫히는 순간 키 성장도 함께 멈춘다.

여기서 부모님들이 꼭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성장판이 닫히면 어떤 치료로도 키를 키울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영양제를 먹이고, 아무리 유명한 병원을 찾아가도 이미 닫힌 성장판을 다시 열 수는 없다. 그래서 키 성장 치료의 핵심은 ‘성장판이 열려 있는 동안 얼마나 효율적으로 개입하는가’에 있다. 같은 치료라도 성장판이 넉넉히 남아 있을 때 시작하는 것과,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시작하는 것은 결과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성장판이 조금만 남아 있어도 관리에 따라 최종 키가 달라질 수 있지만, 완전히 닫힌 뒤에는 키 성장이 멈춘다는 점을 부모님들이 꼭 기억해야 한다.

문제는 성장판이 언제 닫히는지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나이, 즉 역연령과 뼈 나이인 골연령은 다를 수 있다. 또래보다 키가 큰 아이라도 골연령이 실제 나이보다 앞서 있다면 성장판이 예상보다 빨리 닫혀 최종 키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반대로 또래보다 작아 보여도 골연령이 어리다면 아직 클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진료실에서도 “우리 아이가 반에서 가장 크니 걱정 없다”며 찾아왔다가, 막상 골연령 검사 결과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1~2년 앞서 있어 남은 성장 기간이 예상보다 훨씬 짧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왼쪽 손목 X-ray를 통한 골연령 검사이며, 이 검사만으로도 앞으로 남은 성장 가능 기간을 상당히 정확하게 가늠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1~2년에 한 번씩 골연령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성장판이 남아 있는 시간을 미리 파악해두면, 남은 기간 동안 영양과 수면, 운동이라는 세 가지 축을 얼마나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지 명확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여아는 초경 이후, 남아는 변성기 이후 성장 속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만큼, 이런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미리 검사를 통해 남은 시간을 확인해두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성장판이 닫히고 난 뒤에는 아무리 후회해도 되돌릴 방법이 없기에, 검사 시점을 늦추는 것 자체가 곧 기회를 늦추는 일이 된다.

키 성장은 결국 성장판이라는 ‘마감 시한’과의 싸움이다. 마감 시한이 다가오는 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것과, 시한을 미리 알고 남은 시간을 알차게 채워가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 그 시한을 정확히 알고 준비하는 아이와, 막연히 “더 크겠지”라며 기다리기만 하는 아이의 최종 키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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