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남편…성병도 옮기고 생활비도 끊고[양친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0일, AM 06:31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일러스트 = ChatGPT 가공)
(일러스트 = ChatGPT 가공)
지난해부터 남편은 회사 생활을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퇴근하면 거의 매일 술을 마셨고, 집안일이나 아이들에게는 좀처럼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스킨스쿠버를 배우겠다며 동남아에 다녀오겠다고 했습니다. 워낙 힘들어하던 때라 기분 전환이라도 하고 오라는 마음으로 보내줬습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한 번 여행을 다녀온 뒤 남편은 틈만 나면 동남아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계속 이런 식으로 마음대로 떠나면 더 이상 같이 살기 힘들다. 이혼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몇 번이나 경고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제가 반대하면 몰래 비행기표를 끊고 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 문제로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그러던 중 더 충격적인 일이 생겼습니다. 남편과 부부관계를 가진 뒤 제가 성병 진단을 받은 겁니다. 집과 아이들밖에 모르고 살아온 제게 성병이라니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가만히 보니 당시 남편도 약을 먹고 있었습니다. 남편에게 “도대체 밖에서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 거냐”고 따져 물었지만, 오히려 자신을 의심한다며 저에게 화를 냈습니다.

그후에도 남편의 해외여행은 계속됐습니다. 급기야 여행에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매달 주던 생활비까지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아예 생활비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인 두 아이를 돌보며 살고 있습니다. 남편과 더 이상 혼인생활을 계속할 자신이 없습니다. 한 가지 더 걱정되는 건 두 아이 모두 지금 다니는 학교 때문에 이혼하더라도 가능하면 현재 살고있는 아파트에서 계속 아이들을 키우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파트는 남편 명의입니다. 이혼 후에도 아이들과 함께 현재의 아파트에서 계속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가족과 상의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해외여행을 다니는 남편의 행동, 이혼사유가 될까요?

해외여행을 많이 다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바로 이혼사유가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연에서는 여행 자체보다 그 과정과 정도를 봐야 합니다. 배우자가 반대하는데도 반복적으로 몰래 출국하고, 가정과 자녀를 방치하며, 여행비를 쓰느라 생활비까지 줄이거나 끊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우리 민법 제840조 제6호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재판상 이혼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도 부부공동생활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됐는지, 혼인을 계속하도록 하는 것이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지 등을 혼인기간, 자녀, 파탄 원인과 책임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사연의 반복적 무단 해외여행 + 가정 방치 + 갈등 반복 + 생활비 중단 등 전체적인 혼인생활의 경과를 봤을 때 이혼 사유에 해당됩니다.

-생활비를 주지 않는 것은 별도의 이혼사유가 될 수 있나요?

중요하게 볼 수 있는 사정입니다. 부부에게는 법적으로 서로 동거하고 부양하며 협조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 부부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은 특별한 약정이 없다면 부부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합니다. 따라서 충분한 경제적 능력이 있는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배우자와 자녀의 생활비를 의도적으로 지급하지 않고 가족의 생활을 외면했다면, 부양·협조의무 위반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민법 제840조 제2호의 ‘악의의 유기’나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생활비를 한두 번 늦게 지급했다는 정도만으로 곧바로 ‘악의의 유기’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경제적 능력, 미지급 기간, 이유, 가족이 처한 상황 등을 함께 보게 됩니다.

-아내에게 성병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남편의 외도를 입증할 수 있나요?

성병 진단만으로 남편의 외도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감염인지, 감염 경로가 무엇인지, 감염 시기를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는지, 부부 외의 감염 가능성은 없는지 등 여러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내에게 감염 가능성이 달리 없고, 부부관계 이후 발병했다는 의료기록이 있으며, 같은 시기에 남편 역시 관련 치료나 약을 복용했고, 반복적인 해외여행 등 다른 정황까지 존재한다면 부정행위를 의심하게 하는 간접사실 중 하나로 사용될 여지는 있습니다. 결국 성병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증거를 함께 모아 판단하게 됩니다.

-남편 명의 아파트인데, 아내가 아이들을 키우게 되면 이혼 후에도 계속 살 수 있나요?

아내가 친권자·양육자로 지정됐다는 이유만으로 남편 소유 아파트에 계속 거주할 권리가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고 생활환경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사정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남편 소유권을 제한해 아내와 자녀에게 계속 살게 해주는 권리가 바로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재산분할 과정에서 해결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혼인 중 부부가 함께 형성하고 유지한 아파트라면 명의가 남편 한 사람 앞으로 되어 있더라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은 명의와 관계없이 재산 형성·유지에 대한 기여를 고려해 분할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내가 두 아이를 계속 양육하고, 아이들의 학교와 생활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정 등을 설명하면서 아파트를 아내에게 귀속시키고 남편 몫을 다른 재산이나 현금으로 정산하는 방식을 주장해 볼 수 있습니다.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6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6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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