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공무원과 지역 사업자·브로커가 얽힌 토착 비리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반년간 적발한 인원만 1800명이 넘었고 이 중 공무원이 800명에 달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월부터 토착 비리 특별단속을 진행한 결과 지난 16일까지 총 1863명을 단속해 729명을 송치하고 이 가운데 27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특별단속은 오는 10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유형별로 보면 관계자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거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하는 등 권한 남용으로 적발된 인원이 841명(45.1%)으로 가장 많았다. 서류를 조작하거나 지출을 부풀려 공공 재정을 빼돌리는 등의 재정 비리가 814명(43.7%)으로 뒤를 이었다.
실제 경남에서는 한 군청 면사무소의 예산 담당 공무원이 면장과 부면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행정정보시스템에 몰래 접속해 지출결의서를 결재하는 수법으로 공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이 공무원이 169차례에 걸쳐 총 13억9587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에서는 전직 시장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가 폐기물 업체 등을 상대로 시장 및 공무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인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로비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지역 폐기물업체에서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경북에서는 시청에서 생활폐기물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사업계획과 입찰 조건 등 미공개 정보를 취득한 뒤 차명으로 폐기물 수거업체를 설립해 9600만원 상당의 용역계약을 맺은 혐의로 공무원 등 2명이 적발됐다.
(경찰청 제공)
이번 단속으로 적발된 인원 가운데 공무원이 803명으로 전체의 43.1%를 차지했다. 민간기업 등 관계자는 703명(37.7%)이었다. 경찰은 인허가 등의 권한을 가진 공무원과 이권을 확보하려는 민간업체가 브로커 등을 매개로 결탁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특히 지방공직자가 차명 업체나 가족 법인 등을 통해 수의계약을 따내는 행위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를 '집중 수사과제 제1호'로 지정해 현재까지 33건, 124명을 단속했다. 이 가운데 44명이 송치됐고 5명은 구속됐다. 나머지 76명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토착 비리는 내부 관계자의 신고나 행정기관의 고발을 통해 수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수사 단서별로는 고소·고발·진정이 855명(45.9%)으로 가장 많았고 기관 고발·수사 의뢰가 552명(29.6%)으로 뒤를 이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방행정의 반칙, 특권 등 토착 비리는 지역사회의 공정성과 국가 정책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라며 "지역 유착 비리가 발붙일 수 없도록 부패의 연결고리를 끝까지 추적해 강력하게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copdesk@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