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A군과 B군은 2023년 당시 경기 용인시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같은 반 학생이었다. B군은 그해 3월 22일 방과 후 배드민턴 수업이 진행되던 학교 다목적실에서 높이 80㎝ 단상 위에 있던 A군을 밀어 아래로 떨어뜨렸다. A군은 무릎 타박상 등 상해를 입었다.
A군 측은 사건 발생 약 9개월 뒤인 2023년 12월 27일 학교폭력을 신고했다. 그사이 B군 측이 허위사실 유포를 이유로 A군 측에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 신고의 계기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용인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2024년 2월 B군의 행위가 신체적 피해를 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서면사과 조치를 요청했다. 교육장은 이에 따라 B군에게 서면사과 조치를 내렸다.
B군 측은 조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경기도교육청행정심판위원회는 같은 해 6월 해당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며 서면사과 조치를 취소했다. 이에 A군 측이 행정심판 재결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지난해 2월 A군 측의 손을 들어줬다. 가해학생이 어리거나 사안이 가벼워 법에 따른 조치가 불필요하거나 지나치다는 이유로 명백한 폭행을 학교폭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올해 4월 1심 판결을 뒤집었다. 행위의 발생 경위와 당시 상황, 행위 정도 등을 신중히 살펴야 한다고 봤다. 이를 토대로 당시 만 7세였던 B군의 행위는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로 선도해야 할 필요성이 있거나 학교폭력으로 다뤄야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구 학교폭력예방법은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폭행 등으로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규정한다. 대법원은 학교폭력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이 정의에 문언상 들어맞는지만 살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해당 행위의 경중, 발생경위나 전후 사정,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연령이나 관계” 등을 고려해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선도·교육할 필요성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수반하는 듯한 행위를 모두 학교폭력으로 인정하면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학생 사이의 모든 갈등이나 분쟁이 학교폭력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호나 선도·교육의 필요성이 거의 없는 경우까지 학교폭력 가해학생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게 해 학생의 인권이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는 학교폭력 정의규정의 문언상 들어맞는지만 볼 게 아니라 행위의 경중과 경위, 가해·피해학생의 연령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며 “형사미성년자에 못 미치는 저연령 학생 사이의 다툼을 어디까지 ‘학교폭력’으로 의율할지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면서 초등학교 1학년, 만 7세 학생이 친구를 밀어 다치게 한 행위도 이 기준에 비추어 학교폭력으로 다룰 정도는 아니라고 본 사례”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