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함께 산 며느리 동거주택 상속공제 배제…헌재 “옛 법 조항 합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0일, PM 01:05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시아버지와 약 19년간 함께 살다가 주택을 물려받은 며느리에게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인정하지 않은 옛 상속세 및 증여세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17일 동거주택 상속공제 대상을 직계비속인 상속인으로 한정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3조의2 제1항 제1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구인 김모 씨는 1998년 11월께부터 남편과 함께 시아버지 소유의 경기 화성시 주택에서 거주했다. 2013년 시어머니에 이어 2014년 남편이 숨진 뒤에도 시아버지와 함께 살았고, 시아버지가 2017년 12월 사망하자 상속재산분할협의를 거쳐 해당 주택과 토지를 물려받았다.

김 씨는 먼저 사망한 남편을 대신해 상속인이 되는 ‘대습상속인’이었다. 그는 2018년 상속세를 신고하면서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적용해 4억5540만 원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차감했다.

그러나 동수원세무서장은 김 씨가 시아버지의 직계비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제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19년 12월 상속세와 가산세를 합해 약 2억770만 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김 씨는 과세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에서 패소했고, 2021년 12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쟁점은 같은 대습상속인이라도 손자녀에게는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허용하면서 며느리나 사위를 제외한 것이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는지였다. 김 씨는 장기간 함께 살며 부양했는데도 직계비속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공제를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조세감면 혜택의 범위를 정하는 데 입법자의 폭넓은 재량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동거주택 상속공제는 장기간 주거와 생활기반을 공유한 상속인의 주거 안정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지만, 공제 대상이 민법상 상속인의 범위와 반드시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헌재는 손자녀와 며느리·사위 사이에 친족관계의 성립 원인과 법적 성격, 관계가 유지되는 요건 등에 차이가 있다고 봤다. 손자녀는 친생이나 입양에 따른 직계혈족인 반면, 며느리와 사위는 혼인을 매개로 한 인척관계에 있고 재혼하면 그 관계가 종료된다는 것이다.

실제 부양 정도나 공동생활의 밀접성을 개별적으로 따져 공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판단 기준이 불명확해 유사한 사례에서 결론이 달라질 수 있고, 과세관청이 상속 전 가족관계와 생활실태를 일일이 조사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다.

헌재는 공제 대상을 직계비속으로 한정한 것이 현저하게 비합리적이거나 불공정한 조치라고 볼 수 없다며 조세평등주의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이번 결정은 과거 법 조항에 대한 판단이다. 2021년 12월 법 개정으로 먼저 사망한 자녀를 대신해 상속인이 된 며느리나 사위도 동거주택 상속공제 대상에 포함됐다. 헌재는 이후 공제 대상이 확대됐다는 사정만으로 종전 조항이 위헌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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