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빼면 준비 기간은 사실상 일주일 남짓에 불과하지만 조직과 인사, 사건 이관 등 주요 과제는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중수청 스스로도 다른 기관과의 관할 중복에 따른 수사 지연을 위협요인으로 지목했다. 기관 간 수사권 다툼을 조율할 법정 협의체마저 내년에야 가동될 예정이어서 전환기 혼란의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챗GPT)
◇수장·직제 모두 미정…출범 코앞에 준비 과제 산적
초대 공소청장도 후보추천위원회 추천과 법무부 장관 제청, 대통령 지명,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해 장관 공백이 길어지면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역시 추가 검증으로 인사 절차가 늦어지면서 핵심 기관들이 정식 수장 없이 출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공소청은 조직의 뼈대인 직제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수정 지시 이후 ‘사법통제부’를 ‘불송치사건심사부’로 바꾸고 기획관을 폐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직제가 정해져야 후속 보직과 검사·수사관 배치도 마무리할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소청 출범까지 시간이 촉박해 직제 수정안을 별도로 재입법예고하지 않고 국무회의에 상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처리 방식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22일 열릴 예정인 국무회의 통과 시점에 최종안이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 검찰 직접수사 사건 이관과 수사준칙 등 하위법령 정비,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전환도 남아 있다. 중수청은 이날까지 2차 특례임용 신청을 받아 이달 말 대상자를 선정한 뒤 다음 달 2일부터 순차 임용할 계획이다. 조직 구성과 인력 충원, 사건 인계가 출범 직전까지 맞물려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할 기관 간 이견을 누가 최종 조정하고 책임질지다. 개별 기관이 직무대행 체제로 업무를 이어가더라도 사건 이관·관할 충돌까지 신속히 조정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사건과 기록이 제때 넘어가지 않으면 피해 회복과 증거 확보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관할 조정 넉 달 공백…“준비 갖출 때까지 출범 미뤄야”
중수청도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성과계획서’에서 △관할 경합과 절차 이원화에 따른 수사 지연 △고난도 중대범죄 △형사절차 전자화 대응 미흡을 주요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당장 중수청이 맡는 부패·경제범죄 등은 공수처·경찰의 수사 대상과 겹칠 수 있다. 중수청과 공수처 모두 수사 대상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까지 수사할 수 있어 사건 확대 과정에서도 관할 다툼이 불거질 여지가 있어서다.
중수청법은 중복 수사 사건에 대해 중수청이 이첩을 요청하면 다른 수사기관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따르도록 했다. 하지만 ‘정당한 사유’를 놓고 판단이 엇갈리면 담당 기관을 정하는 단계부터 사건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
이를 조율할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내년 2월 5일부터 시행된다. 출범 이후 약 4개월 동안은 해당 협의체 없이 관할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인력 구성과 운영 방식을 정할 대통령령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중수청 역시 “사건 이송·이첩 기준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문인력 확보도 과제다. 중수청은 회계·금융 분석과 디지털포렌식 전문가가 시급하지만 민간보다 낮은 처우와 자체 교육기관 부재 등으로 어려움을 안고 있다. 검찰이 축적한 수사 경험을 얼마나 충실히 넘겨받을 수 있는지가 초기 수사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양 기관 출범을 강행하기보다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휘부 공백까지 겹치면 사건 처리 지연과 수사 공백의 피해를 국민이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지웅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은 “미제 사건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직제 개편과 인사 이동까지 겹치면 사건 처리가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소·불기소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해야 하지만 결정이 늦어질수록 범죄 피해자뿐 아니라 억울하게 피의자가 된 사람도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식당도 주방장과 주방, 주문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으면 개업을 미루는 게 상식”이라며 “새 기관들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시점을 확인해 출범 일정을 다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