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김씨는 1992년 12월부터 1995년 1월까지 한 탄광에서 채탄부로 일했다. 이후 1996년 6월부터 2009년 4월까지 다른 탄광에서 굴진부로 근무했다. 첫 번째 탄광은 1994년 12월 31일, 두 번째 탄광은 2009년 7월 8일 각각 폐광됐다.
김씨는 첫 번째 탄광에서 일하던 1994년 10월 진폐증 제1형 진단을 받았다. 당시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진폐증 제1형에 대한 장해등급 기준이 없었다. 이후 두 번째 탄광에서 근무하던 2003년 장해등급 13급 판정을 받았다.
두 번째 탄광이 폐광된 뒤에도 김씨의 상태는 악화됐다. 2013년에는 장해등급 11급, 2015년에는 7급 판정을 받았고, 2017년 6월 사망했다. 유족들은 구 석탄산업법과 시행령에 따라 공단에 재해위로금 지급을 청구했다.
쟁점은 폐광 전에 진폐증 진단을 받았지만 폐광 당시 요양급여를 받거나 신청하지 않은 채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았던 근로자도, 이후 장해등급 판정을 받으면 재해위로금을 받을 수 있는지였다.
구 석탄산업법 시행령은 업무상 재해를 입고 폐광일 현재 산재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를 받고 있거나 신청한 사람 중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은 사람을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으로 규정했다.
1·2심은 김씨가 폐광 당시 요양급여를 받거나 신청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유족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들은 김씨가 진폐예방법에 따라 건강진단비와 이송비를 지급받았으므로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진폐예방법상 건강진단은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는 이미 발생한 재해의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며 구별했다. 이송비 산정에 산재보험법 기준을 준용한다는 사정만으로 요양급여를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대법원은 “지급 대상 규정을 더 넓게 해석해야 한다고 봤다. 진폐증의 특성과 폐광대책비의 일환으로 지급되는 재해위로금의 입법 목적, 헌법에 부합하는 법률 해석의 필요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분진작업에 종사하던 근로자가 폐광 전에 진폐증 진단을 받았다면 폐광 당시 요양급여를 받거나 신청하지 않고 장해등급 판정을 받지 못했더라도 폐광 후 장해상태가 악화돼 장해등급 판정을 받은 경우에는 재해위로금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김씨가 폐광 당시 요양급여를 받거나 신청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원심에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