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제청' 갈등 결국 헌재로…"대통령에게 제청 거부권 있나"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21일, PM 06:44

김태규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기본권 침해 등 위헌성을 다투기 위해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8.13 © 뉴스1 김민지 기자

초유의 '대법관 재제청' 갈등이 결국 헌법재판소로 가게 됐다.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반려할 수 있는지에 관한 명시적 헌법 규정이 없는 만큼,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 후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송부하지 않은 것이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지에 대해 헌재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인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김태규 의원 등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를 찾아 권한쟁의 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김의원은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임의로 선별할 권한까지 인정한다면 사실상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거부권을 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국회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국회의원들의 대법관 임명동의안 심의·표결권, 국회의 대법관 임명동의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노태악 전 대법관후임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각각 손봉기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해 달라고 이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합의 없는 서면 제청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청와대는 같은 달 28일 손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하고, 조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할 것을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김성수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조희대 대법원장.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21 © 뉴스1 이재명 기자

법조계에선 국민의힘 주장이 헌재에서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의견이 나뉜다.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대법관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에 임명하지 않는 것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대법원장의) 제청에 기속된다고 돼있지 않기 때문에 헌재가 국회 권한이 침해됐다고 법해석을 해줄지는 의문"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헌법재판관 출신의 변호사는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의 관계를 어떻게 볼 건지가 쟁점"이라며 "제청을 하면 반드시 그 사람을 임명해야 하는 건지,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송부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가 문제인데, 얼마든지 견해가 나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송부 의무가 있다면) 국회에 임명 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그 때는 반드시 임명해야 하느냐, 거부할 수 있느냐가 또 문제가 된다"며 "(대통령의 임명권을) 너무 좁게 해석하면 임명권이 무력화 될 수 있다는 문제도 있어, 얼마든지 견해가 나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회의 심의·표결권 침해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헌재는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은 국회의 대내적 관계에서 행사되고 침해될 수 있을 뿐, 다른 국가기관과의 대외적 관계에서는 침해될 수 없는 것이라고 판시한 적이 여러 번 있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대법원장이 직접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가 헌재에 사건을 가져가려면 이런 논리 구성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헌재가 과연 어디까지 판단해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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