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사이트 돌리다 덜미…불법촬영물 사이트 ‘몸통’ 32명 잡았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3일, AM 12:02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올해 들어 불법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 3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2023년 관련 단속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이들로부터 몰수·추징한 범죄수익도 27억원에 달했다.

성평등가족부는 22일 ‘제3차 범정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협의체’를 열고 이 같은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추진 실적을 공개했다. 올해 검거된 불법사이트 운영자는 32명으로 2023년 3명, 2024년 8명, 2025년 9명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경찰은 이 가운데 16개 사이트의 서버 관리자까지 검거해 사이트를 폐쇄했다. 23개 불법사이트를 동시에 운영한 A사이트 운영자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을 포함해 영상 12만여건을 게시한 B사이트 운영자 등도 붙잡혔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왼쪽은 신영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 (사진=뉴시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왼쪽은 신영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 (사진=뉴시스)
노현서 성평등부 디지털성범죄피해통합지원단 부단장은 “불법사이트는 자금 관리나 광고 유치 등 역할을 나눠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며 “서버 관리자를 검거하면서 콘텐츠까지 완전히 삭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단속에는 성평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찰청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합동 디지털성범죄 피해통합지원단이 역할을 했다. 지난 4월 출범한 지원단은 지난달 20일 범정부 협의체를 통해 ‘불법사이트 통합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피해 영상 삭제에 집중했던 기존 대응에서 나아가 불법사이트 운영자와 유통망 자체를 차단하는 데 수사·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불법사이트가 존속하는 한 삭제된 불법촬영물이나 성착취물이 다시 유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이트 운영자들이 불법 콘텐츠 유통을 통해 광고수익 등을 챙기는 구조도 집중 단속 대상이 됐다. 이에 정부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 관계기관의 삭제 요청에 지속적으로 응하지 않는 사이트 등에 대한 추적을 강화했다.

불법촬영물 사이트에 운영자금을 대는 불법 도박사이트까지 수사망을 넓혔다. 경찰은 관련 도박사이트 수사를 통해 3663명을 검거하고 236개 사이트의 운영을 중단시켰다. 범죄수익 1760억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하고, 188개 사이트는 유사 사이트를 다시 열 수 없도록 폐쇄 조치했다.

생성형 AI로 만든 그래픽
생성형 AI로 만든 그래픽
경찰은 불법사이트 운영자 검거를 확대하기 위해 이달 서울·부산·경기남부·전남 시도경찰청에 전담 특별수사팀도 신설했다. 현재 한국어로 운영되는 불법사이트 170개를 추적 대상으로 선정해 이 가운데 76개 사이트를 수사하고 있다.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한 불법사이트 차단도 추진한다. 지난달 불법사이트 개설 행위 자체를 독립된 범죄로 처벌하는 내용의 ‘성폭력처벌법 및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불법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하면 과징금을 부과하고 불법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성폭력방지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이번 성과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조치가 어렵다고 했던 불법사이트를 실질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해외에 숨어도 도메인을 변경·사칭해도 불법사이트를 끝까지 추적해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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