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면 속수무책 노후주택…전기점검 의무화·감지기 보급 확대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2일, PM 05:34

[세종=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화재 위험에 노출됐지만 정부 지원 대상에서는 빠졌던 일반주택 444만가구에도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 보급이 확대된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노후 공동주택에는 자동확산소화기를 설치하고 전기안전점검을 의무화한다.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와 자동확산소화기 등 소방설비가 비치돼 있다. (사진=이영민 기자)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와 자동확산소화기 등 소방설비가 비치돼 있다. (사진=이영민 기자)
행정안전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노후주택 화재안전 관리 강화 대책’을 공개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연이은 아파트 화재로 아동 4명이 사망한 일을 계기로 같은 해 9월 ‘노후아파트 화재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올해도 서울 은마아파트와 은평구 연립주택에서 인명피해가 이어지자 보완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들 주택은 모두 준공 후 30년 이상 지나 스프링클러와 연기감지기가 설치되지 않았다.

내년부터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노후 공동주택은 전기안전점검 의무 대상에 포함하고, 점검 항목에 콘센트와 멀티탭을 추가한다. 전기안전 의무점검은 25년이 지난 노후 공동주택에서 3년마다 이뤄진다. 정부 지침에 따라 대상지는 올해 약 113만 세대에서 668만세대로 늘어난다. 전기안전점검 비용은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지원한다. 가구당 점검 비용은 9770원이며 총 217억 5000만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물류창고·전통시장에 적용되는 아크(전기불꽃)차단기 설치 의무는 2029년까지 주택에 확대 적용한다. 노후 액화석유가스(LPG) 고무호스의 금속배관 교체도 단독주택에서 공동주택까지 대상을 넓힌다. 주민이 직접 신청하는 ‘화재안전점검 주민신청제도’를 내년부터 제주·인천에서 시범운영한다.

조기 대피와 진화를 도울 소방장비도 보급을 늘린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강화되기 전 지어진 노후주택은 비용과 배관공사 등의 문제로 스프링클러를 소급 설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단독경보형 연기감지기는 개당 8000원대로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 열 감지기보다 2분 이상 빠르게 반응하고 85데시벨 경보음을 울려 거주자의 신속한 대피를 돕는다.

정부가 파악한 연기감지기 설치 필요 가구는 897만가구다. 이 가운데 소방청 지원을 받는 화재취약계층 453만가구를 제외한 일반가구 444만가구에도 연기감지기를 보급하기로 했다. 내년까지 소방시설 지원 대상을 확대할 근거를 마련하고 판매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오는 10월 전남 나주·구례에서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 광역지자체, 2028년 전국 단위로 보급을 확대한다. 지방정부의 보급 노력도는 내년 재난관리평가에 반영한다.

아울러 스프링클러가 없는 노후공동주택에는 자동확산소화기와 휴대용 소화용품 보금을 확대한다. 화재를 감지하면 소화약제를 자동으로 분사하는 자동확산소화기는 올해 서울 3만 9000가구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내년에는 지방정부와 연계해 보급하고, 2028년부터 국비 지원으로 전국에 확대 지원한다.

행안부는 가구 내 자동확산소화기 설치에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쉽게 쓸 수 있는 스프레이형·투척형 소화용품 보급도 늘 계획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집은 국민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생활공간인 만큼 무엇보다 안전해야 한다”며 “반복되는 노후주택 화재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요인은 미리 줄이고 화재 시 신속하게 알리고 대응하도록 이번 대책을 빈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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