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지방세연구원이 발간한 ‘재정의 지역별 배분을 넘어: 균형발전 인지예산의 도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5년까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에는 연평균 약 9조8000억원(추가경정예산 제외)이 편성됐다. 누적 규모는 200조원을 웃돈다.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3개년 계획에 약 48조원,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약 24조 1000억원이 편성됐고 지방소멸대응기금도 2022∼2031년 총 9조7500억원 규모로 운용된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혁신도시 조성, 기회발전특구 세제 지원까지 포함하면 균형발전 관련 재정은 이보다 크지만 여러 회계와 제도에 분산돼 전체 규모조차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자료=한국지방세연구원)
청년 인재의 이동도 수도권에 쏠렸다. 2019년 대졸자 직업이동경로 조사에서 비수도권 대학 졸업자가 수도권에서 첫 직장을 얻은 비율은 19.4%인 반면, 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뒤 비수도권에서 첫 직장을 구한 비율은 2.5%에 그쳤다.
지역 생산성 격차도 확대됐다. 반도체·지식기반산업이 집중된 수도권의 생산성이 상승했지만 거제·구미·울산 등 비수도권 제조업 도시의 생산성은 산업구조 변화 과정에서 약화하는 흐름이다.
보고서는 개별 재정사업의 타당성과 목표 달성 여부를 따지는 기존 평가제도만으로는 정부 재정 전체가 지역 격차에 미치는 누적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업이 시행된 지역과 실제 소득·고용·생산 효과가 돌아간 지역이 다를 수 있지만 이를 추적하는 체계도 부족하다. 평가 결과를 다음 예산과 지역별 재원 배분에 연결하는 장치도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이에 중앙·지방정부 재정의 지역별 배분과 실제 효과를 예산 전 과정에서 분석하는 균형발전 인지예산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요 재정사업이 수도권 집중과 지역 격차에 미칠 영향을 예산 편성 전에 분석하고, 집행 후에는 지역별 성과를 점검해 이듬해 재원 배분과 사업 개편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균형발전 인지예산제도를 현재 추진 중인 균형성장영향평가와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 지난 6월 개정된 ‘지방자치분권 및 균형성장에 관한 특별법’에는 주요 정책과 재정사업이 균형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제도가 신설됐다.
균형성장영향평가가 선정된 주요 정책과 재정사업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는 제도라면, 균형발전 인지예산제도는 중앙·지방정부 재정 전반의 지역별 배분과 효과를 파악해 예·결산에 연결하는 보다 포괄적인 체계다.
보고서는 균형성장영향평가 결과를 인지예산서의 사전 분석 자료로 활용하고, 인지결산서에서 실제 성과를 추가로 점검해 이듬해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두 제도의 역할을 연계하면서 중복 평가에 따른 행정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도의 경직성을 막기 위해 ‘준수 또는 설명’ 원칙도 제안했다. 균형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더라도 경제성이나 안전, 국가전략상 필요성이 크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되, 정부가 추진 사유와 지역 격차 완화 대책을 명시하도록 하는 것이다.
김필헌 한국지방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균형발전 인지예산제도는 그동안 균형발전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재정의 지역별 책임성과 평가 결과의 환류를 제도화하는 예산관리체계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