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량 때문에"…지인들 속여 21억 챙긴 정육식당 사장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23일, AM 07:00


"추석 고기 물량 때문에…5000만 원 빌려주면 월 이자 10%로 쳐줄게."

2022년 8월, A 씨는 한 식당에서 만난 B 씨에게 '고기 총판 자리 인수하려고 10억 원을 들였다', '미국과 호주 농장에서 고기를 구입한다' 등 설명을 줄줄이 이어가며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서울에서 정육식당을 운영 중인 사장이었다. 세 달 안에 원금과 이자까지 갚겠단 말에 B 씨는 두 차례에 걸쳐 5000만 원을 입금했다.

그런데 이후로도 A 씨는 자꾸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약 한 달 뒤인 9월 중순, 그는 "세무서에선 넘어갔는데 국세청에서 문제가 생겼다. 국세청 검사관이 세금을 해결하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2000만 원이 부족하다"고 설득했다. 이번에도 이자를 10% 쳐 일주일 안에 주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로부터 5일 뒤 재차 연락이 왔다. A 씨는 "돈 문제로 얘기했던 국세청 검사관의 윗사람에서 막혔다. 국세청 조사국 과장인데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까지 총 1억 원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재차 8000만 원을 요구했다.

그는 이후로도 '계좌가 막혔다', '10월에 고기를 수입해야 한다' 등 갖은 핑계를 댔다. 이렇게 A 씨가 B 씨로부터 두 달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빌린 돈은 2억 5200만 원에 달했다.

B 씨만이 피해자가 아니었다. A 씨의 수법은 항상 같았다. 자신이 운영 중인 정육식당에서 전화를 걸며 '마장동에서 고기를 싸게 떼면서 유통을 알게 됐다', '미국과 호주 회사랑 계약해 톤 단위로 고기를 싸게 들여오는 사업을 할 거다' 등 얘기를 늘어놓았다.

자신이 속여 넘긴 피해자 C 씨에겐 "유통 사업 판을 키우고 싶다. 주변에 장기·중기로 고기 구입비 넣을 사람들을 알아봐 달라"며 16명으로부터 8억 6850만 원을 송금받기도 했다.

A 씨는 이런 식으로 2017년부터 지인들로부터 쇠고기 유통 사업을 명목으로 주변인들에게 투자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실제론 약속한 '고이율' 이자를 지급하기 어렵고 원금 상환이 어려워지자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받아 앞선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지속하던 상황이었다.

A 씨가 이렇게 '쇠고기 총판' 기망과 '돌려막기'로 가로챈 금액은 총 21억 8251만 원, 피해자는 24명에 달했다.

법원은 지난 1월 A 씨의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9월에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적 있다.

재판부는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고 수익금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 돈이 지급됐다"면서도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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