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법 왜곡이나 수사 관련 금품수수 등 중대한 비위를 저지른 경찰관을 원칙적으로 파면·해임하는 내용의 경찰공무원 징계 규칙에 대해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가 "소극적 수사를 부추긴다"며 반발에 나섰다.
경찰직협은 23일 입장문을 내고 "엄정한 징계는 필요하지만 '무조건 중징계'가 공정한 징계는 아니다"라며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에 우려를 나타냈다.
경찰직협은 금품수수나 고의적인 수사 왜곡 등에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고의와 과실을 구별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직협은 "특히 ‘법 왜곡’은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특정인에게 이익을 주거나 불이익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법 집행을 왜곡한 행위와 복잡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법률 해석의 차이, 증거 판단의 오류, 수사상 판단 착오를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수사 정보 유출에 대해서도 "금품이나 청탁을 받고 의도적으로 정보를 제공한 경우와 업무처리 과정에서 과실은 책임의 정도를 달리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직협은 "수사 현장의 경찰관은 입건할 것인지, 체포할 것인지, 압수수색이 필요한지, 어떤 증거를 신뢰할 것인지 등을 제한된 시간과 자료 속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그 판단이 사후적으로 다른 평가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든 중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 적극적인 수사보다는 책임을 피하기 위한 소극적인 수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관이 법을 집행하면서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이 범죄자가 아니라 '징계받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은 징계 기준을 강화하기에 앞서 고의와 과실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행위의 동기와 중대성, 실제 발생한 결과에 따라 책임을 합리적으로 차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선 실무자에게 책임을 집중하지 말고, 부당한 지시나 지휘가 있었다면 지휘·감독 책임자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했다.
이어 징계 대상 경찰관에게 충분한 소명과 방어의 기회를 보장하고, 누구라도 같은 사안에는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징계 절차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21일 국가경찰위원회 회의에서 법왜곡죄에 해당하는 행위 등에 대한 징계 수위를 강화하는 내용의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주요 개정 내용은 형법 제123조의2 법왜곡죄에 해당하는 징계 기준 신설, 수사직무 관련 금품·향응 수수에 대한 징계 기준 강화, 중요 수사·단속 정보 누설·유출에 대한 징계 기준 강화 등이다.
우선 법왜곡죄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배제 징계'를 원칙적으로 적용한다.
경찰청은 수사·단속 직무 관련 금품·향응 수수는 수사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국민의 경찰에 대한 신뢰를 직접적으로 저해하는 중대한 비위인 만큼 배제 징계를 원칙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영장 발부 여부, 주요 증거 유무, 수배 및 단속 관련 내부정보 등 중요 수사·단속 정보를 누설·유출하는 경우 수사·단속의 정상적인 수행을 어렵게 하고 사건관계인의 권익과 수사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