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치 곤란" 추석 선물세트 포장 쓰레기 산더미…'과대포장' 어쩌나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23일, PM 02:12

한가위를 앞둔 15일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2026.9.15 © 뉴스1 박세연 기자

추석 연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명절 선물 세트 포장지 쓰레기가 쌓이면서 시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포장지 과대포장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우려한다.

정부가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고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제품 생산 단계에서부터 '포장재 최소화'를 적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추석을 앞두고 배달된 명절 선물 세트에서 나오는 과도한 포장재로 일부 시민들은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이날까지 8개가량의 선물 세트를 배달받았다는 50대 주부 김 모 씨는 "고기, 미역, 한과 등 다양한 선물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고급스러워 보여야 해서 그런지 종류 상관없이 대체로 한번 쓰고 버리긴 아까운 박스나 포장이 많다"며 "매해 백화점 선물 세트 고기 보랭백이 너무 많아서 처치 곤란"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약과 선물의 경우 약과를 모아둔 부피보다 상자 부피가 더 큰 것 같았다"며 정리 정돈에 상자와 보냉백을 활용하고 있지만 최근엔 보랭백이 너무 많아 버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고기 세트를 배송받았다는 직장인 정 모 씨(27·여)도 스티로폼과 냉각제 등 처리에 곤란을 겪었다. 정 씨는 "특히 냉각제는 물이 아니고 젤 같은 형태여서 어떻게 분리 배출해야 할지 몰라 좀 곤란했다"고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 당국은 매년 명절 때마다 선물 세트 과대포장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서울시 등 관계 당국은 이날까지 대규모 점포 등을 중심으로 많이 소비되는 선물 세트의 포장공간 비율과 포장횟수 기준 준수여부 등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과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제품포장규칙) 등에 따르면 음식료품류, 화장품류, 세제류, 잡화류 등 제품은 종류에 따라 포장 공간 비율은 10~35% 이하, 포장 횟수는 최대 2차 이내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

추석 선물로 널리 쓰이는 가공식품과 건강식품, 인체 및 두발 세정용 제품류 단위제품(1회 이상 포장한 최소 판매단위 제품)은 모두 포장공간비율 15% 이하, 포장횟수 2차 이내로 기준이 규정돼 있다.

포장재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경우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해 추석 명절 기간 과대포장과 관련해 593건을 점검해 15건을 적발, 총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러한 과대포장 단속 및 과태료 부과는 이례적이라는 게 환경단체 관계자 설명이다. 구도희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 활동가는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단속이 실제로 이뤄져 과태료까지 부과한 사례는 드문 케이스"라며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22일 오후 전남광주 광산구 쌍암동 광주우편집중국에서 현장 직원들이 쌓인 추석 명절 소포, 택배들을 분류 벨트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2026.9.22 © 뉴스1 조수민 기자

다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은 편이다. 정 씨는 "(정책이 시행됐다고 하니) 나름대로 쓰레기를 줄이려고 한 것 같기도 하다"며 "아주 조금 (쓰레기가) 줄은 것 같다"고 웃었다.

사과·배 과일 선물 세트를 받았다는 20대 직장인 조 모 씨도 "일회용품을 줄인 것이란 체감은 되지 않았다"며 "과일세트 포장이 굉장히 컸고, 대부분 종이상자 포장이긴 했지만 과일마다 플라스틱 완충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떡도 스티로폼 상자에 포장돼 왔는데 부피가 커서 처치 곤란했다"며 "택배로 받으면 포장 쓰레기가 넘쳐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고 했다.

30대 직장인 임 모 씨는 "보자기나 종이띠지 같은 것도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평소에도 택배가 물건에 비해 너무 클 때가 많아 자원 낭비란 생각을 할 때가 많은데 명절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제품 판매 전, 생산 단계에서부터 포장재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은 지난 8월부터 단계적으로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PPWR) 적용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EU 시장에 포장된 제품을 수출하는 모든 기업은 포장재의 감량·재사용·재활용에 대해 규제를 골자로 한다.

구 활동가는 "한국에는 지금까지 PPWR과 같이 생산 단계에서부터 포장 폐기물에 대해 고려하는 정책이 시행된 바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론 점검과 단속도 마땅히 필요하지만 한편으론 점검에 필요한 행정력이 굉장히 크다"며 "현재는 '한국형 PPWR'의 도입이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는데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포장재가 생산 단계에서부터 최소화되는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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