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맛에 로봇·스마트제조 입힌다…‘K푸드 산업화’ 시동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3일, PM 02:25

[경북=이데일리 홍석천 기자] 경북도가 지역 농수산물과 전통음식에 로봇·스마트제조 등 첨단기술을 결합해 식품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운다. 단순한 농식품 가공을 넘어 연구개발과 생산, 기업 육성, 수출, 관광까지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는다는 구상이다.

경북도는 민선 9기 식품한류산업 육성 방향을 ‘대한민국 식품산업 테스트베드’, ‘K푸드 기업 성장기지’, ‘글로벌 식품한류 플랫폼’ 등 3대 축으로 정하고 실행과제를 마련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도가 식품산업에 주목한 배경에는 경북의 농·임·축·수산물 생산기반과 제조업 인프라가 있다. 포항의 식품로봇과 구미의 스마트제조, 의성의 세포배양식품 등 지역별 푸드테크 기반도 갖추고 있어 원료 생산부터 기술 실증과 제품화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경북도는 지난 8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식품한류산업국’을 신설했다. 식품정책을 농업 부문의 가공 지원에 한정하지 않고 기술과 기업, 수출, 관광, 콘텐츠를 포괄하는 산업정책으로 다루기 위한 조직 개편이다.

경북도청 전경.(사진=이데일리DB)
경북도청 전경.(사진=이데일리DB)
첫 번째 전략은 경북을 식품산업의 국가 테스트베드로 만드는 것이다. 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면 원료 확보와 연구개발, 실증, 생산, 시장 검증까지 지역 안에서 수행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관련 기반시설도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경북본부가 지난 16일 구미에서 착공했고, 식품로봇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는 17일 준공됐다. 앞서 도는 정밀발효 분야 산학연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다만 시설 구축만으로 기업의 사업화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 결과를 제품과 매출로 연결하려면 장비 공동활용과 기술이전, 규제 대응, 전문인력 공급을 아우르는 운영체계가 뒤따라야 한다. 도는 식품산업의 국가 전략산업 지정과 규제특례, 재정·금융 지원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두 번째 전략은 지역 원료와 식품기업을 연결하는 기업 성장기지 조성이다.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기업은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도록 창업과 투자, 기술, 판로, 수출 지원을 연계한다.

지난 7월에는 경북도와 구미시, 오뚜기라면이 2000억원 규모의 투자 및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는 대학과 기업지원기관의 연구개발·기술이전·인재양성 기능을 결합하고 해외 인증과 제품 현지화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세 번째 전략은 전통 식문화를 관광과 콘텐츠로 확장하는 것이다. 음식디미방과 수운잡방, 시의전서 등 고조리서에 담긴 음식과 지역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전통시장, 축제, 관광지를 잇는 ‘K미식벨트’를 구체화한다.

도는 이를 위해 22개 시·군과 대학, 출자·출연기관, 식품·푸드테크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가동했다. 지역별 식품기업과 원료, 대표음식, 관광자원을 조사하고 연구개발과 실증, 사업화, 인재양성 분야의 신규 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식품한류산업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례 정비와 글로벌 미식행사도 검토하고 있다. 향후 정책의 성과는 여러 지역에 흩어진 시설과 사업을 실제 기업 투자 및 수출로 얼마나 연결하고, 그 이익을 농가소득과 지역 일자리로 확산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은 풍부한 식재료와 제조업 기반, 문화자산을 함께 갖추고 있다”며 “제품 개발부터 수출까지 이어지는 식품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K푸드 산업화와 세계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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