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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11월 8일 밤 청주의 자택에서 B씨와 술을 마신 뒤, B씨가 술에 취해 잠들자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A씨의 큰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인 여성이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수사기관의 판단은 엇갈렸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친족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형법상 준강간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B씨가 사실상 A씨의 사촌동생 지위에 있다고 판단해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로 기소했다.
어떤 죄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선고할 수 있는 형량도 달라진다.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죄의 법정형은 7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형법상 준강간죄의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성폭력처벌법은 친족의 범위에 4촌 이내의 혈족·인척과 동거하는 친족을 포함하고, 사실상의 관계에 의한 친족도 인정한다.
재판부는 먼저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범행 전후의 정황 등을 살펴볼 때,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감경할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다만 검찰이 적용한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생활 관계나 역할 등이 혈족과 비슷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의 혈족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큰아버지와 피해자는 사실상의 인척일 뿐이어서 피고인과 피해자를 사실상의 혈족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형법상 준강간죄를 적용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평소 가족같이 지내던 피해자가 술에 취한 것을 이용해 간음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과 A씨가 초범인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