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서서가도 고향친구 보고 싶어"…연휴 첫날도 이어진 '줍줍' 행렬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24일, AM 11:53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어린이들이 배웅을 나온 엄마와 인사하고 있다. 2026.9.23 © 뉴스1 김성진 기자
오전 8시부터 용산역 와서 취소표 있나 알아보고 있어요. 쉽지 않네요"
"6시간을 서서 가더라도 고향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요"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오전 서울역과 용산역엔 KTX 승차권을 제때 예매하지 못한 귀성객들이 취소 표를 알아보느라 역 창구와 무인 승차권 발권 단말기(키오스크)로 몰렸다. 전광판으론 오후 늦은 시간대까지 KTX 하행 표가 전부 빨갛게 '매진'으로 표시됐다.

전남 여수가 고향이라는 박 모 씨(63)는 오전 중 출발하는 KTX 전라선 하행은 전부 매진됐다는 역무원 설명을 듣고 낭패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후 5시 44분 출발하는 KTX 입석이 그나마 가장 빠른 선택지였다.

결국 박 씨는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오후 3시쯤 출발하는 무궁화호 입석 표를 끊었다. 6시간 가까이 서서 가야 한다.

박 씨는 "사는 게 바빠서 예매를 미리 못했다"며 "서서 가더라도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무궁화 입석을 끊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박 씨는 간만에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며 웃었다. 박 씨는 "10년 만에 친구들을 보는 것"이라며 "죽기 전에 다 같이 모여야죠"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귀성길 기차표 예매에 실패한 4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오전 8시부터 용산역에서 취소 표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키오스크에서 10분째 오후 시간대까지 조회했지만 익산행 KTX 표는 전부 매진으로 표시됐고, 가끔 무궁화·새마을호 입석만이 보일 뿐이었다.

이 씨는 "사정상 내일 오전 일찍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해서 너무 늦게 내려가는 건 안 된다"며 "고향은 전북 정읍이지만 정읍행은 표가 더 없어서 그나마 나은 익산행으로 알아보고 있다. 근데 그마저도 찾기 어렵다"며 발을 굴렀다.

서울역에서도 같은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었다. 대전행 KTX 예매에 실패한 정 모 씨(72)는 "성묘를 위해 고향에 내려가야 해서 자식들한테까지 표 예매를 부탁했지만 남은 표가 없어 직접 서울역을 찾았다"며 "취소 표나 입석 표라도 구해서 내려가기 위해 새벽부터 나왔는데 입석 표를 구해 다행"이라고 했다.

반면 극적으로 취소 표 '줍줍'에 성공해 부산행 기차에 오르려는 직장인 김 모 씨(42)는 "이번 명절은 나흘밖에 되지 않아 표 구하기가 평소보다 더 어려웠던 것 같다"며 "한 시간이라도 빨리 부모님과 친구들을 보고 싶어 하루 종일 휴대전화를 들고 살았는데 표를 구해 기쁘다"고 말했다.

역귀성객을 맞이하는 시민들도 볼 수 있었다.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김 모 씨(70대)는 충남 계룡에서 올라온 며느리와 손자를 기쁜 얼굴로 맞았다. 품에 와락 뛰어든 손자를 안은 김 씨는 "손자를 자주 보지만 볼 때마다 여전히 좋다"고 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왔다는 강 모 씨(71·여)는 "아이들이 표 구하기가 힘들다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표를 예매해 올라왔다"며 "아이들도 보고 친구들과 여행도 하는 연휴가 될 거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한편 자차로 고향에 가는 대안도 이날까진 쉽진 않은 상황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낮 12시 기준 승용차로 서울 요금소를 출발할 시 부산까지 7시간 50분, 전남 광주까지 6시간 50분이 걸린다.

공사는 이날이 추석 연휴 기간 중 귀성 방향 고속도로 정체가 가장 극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에서 616만 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체는 오후 8~9시쯤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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