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 네팔거리의 한 식당 외벽에 붙은 네팔 공연 전단. 2026.9.23 © 뉴스1 유채연 기자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6일 네팔과 티베트 접경에서 빙하 붕괴로 인한 대홍수 이후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던 재한 네팔인들도 모처럼 고향 사람들을 만날 추석 연휴를 고대하고 있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네팔 음식거리는 명절을 앞두고 들뜬 기색이 역력했다.
네팔 음식거리 바로 옆 골목의 창신시장에는 한국인, 네팔인을 가리지 않고 명절 장보기에 나선 인파가 북적였다.
일대의 음식점, 휴대전화 대리점, 슈퍼마켓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네팔인이 운영하는 가게들은 추석 연휴 간 진행되는 네팔 축제·공연 전단을 외벽에 붙였다.
네팔에는 추석과 엇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네팔 최대 힌두교 명절인 '다사인 축제'가 있다. 한국의 명절 문화가 재한 네팔인들에게 낯설지 않은 이유다.
이곳에서 남편과 함께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리자 마갈은 "추석 전날 밤부터 사람이 모이기 시작해 추석 당일 사람이 가장 많을 것"이라며 "창신동뿐 아니라 콘서트 등이 각 지역에서 열려 그곳들로 네팔인들이 모인다"고 설명했다.
음식거리의 한 네팔 음식점에서 근무하는 수누(30대·여)는 "추석이면 모두 쉬기 때문에 EPS(고용허가제)로 일하는 사람들, 학생들, 부부들이 동대문역 앞으로 모인다"며 "(인파를 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웃었다.
이번 추석엔 저명한 네팔 포크 록 밴드 네파타야(Nepathya)가 내한하는 등 여러 네팔 음악인이 한국을 찾는다. 매년 추석이면 한국에선 열리곤 하는 공연인데, 이번엔 이들과 더불어 '네팔 재난 자선모금 행사'라는 문구를 함께 써붙인 행사 전단도 보였다.
네팔과 중국 티베트 국경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대규모 산사태와 홍수가 일어난지 13일째인 7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역 데비가트에서 군 장병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2026.9.7 © 뉴스1 구윤성 기자
그럼에도 이번 추석은 마냥 즐거운 연휴만은 아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홍수 참사가 여전히 수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선 실종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네팔 현지 상황을 묻자 마갈은 어두운 표정으로 "네팔은 아직 그리 좋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타망 역시 "사망자가 많기 때문에 홍수가 일어났던 당시 QR코드를 이용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네팔인이 모금에 참여했다"며 "지금도 모금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에 넘어왔다는 한 30대 네팔인 여성은 "한국에서도 모두가 (현지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홍수 피해가 크다 보니 공연 등을 통한 모금도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준 네팔 재난 당국이 집계한 실종자는 6150명, 수습된 시신은 1403구에 이른다. 중국 측이 집계한 피해까지 합하면 사망자와 실종자 수는 8115명에 달한다.
네팔 현지에선 피해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산악지형과 막대한 잔해 때문에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팔 정부는 이번 홍수 피해 복구와 재건에 약 47억 8000만 달러(약 6조 5800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kit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