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고시' 금지한다는데 테스트 대비는 여전…"과외로 준비할까요"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25일, AM 08:10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2025.6.2 © 뉴스1 김성진 기자
"테스트를 보고 반이 정해질 거예요." 최근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한 유아 영어학원(영어유치원)에 내년도 입학을 문의하자 학원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어떤 시험을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공부를 어느 정도 했는지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벨테스트 과외, 이른바 '프렙 과외'로 준비하면 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한 뒤 과외 횟수를 되물었다.

다음 달부터 유아 대상 입학·분반 시험이 금지되지만 학원가의 레벨테스트 대비 수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4세 고시', '7세 고시'를 둘러싼 사교육 시장이 규제를 앞두고 다른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과외 매칭 사이트에는 '4세 고시', '7세 고시', '영유 레테 준비' 등의 키워드를 내걸고 과외 교사를 구하는 공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렙 과외'는 유아 영어학원(영어유치원) 입학 전 준비를 뜻하는 '프렙(prep)'을 내세운 개인 과외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7세 고시 준비 문제집', '영유 레테 문제집' 등의 키워드로 유아 영어학원 입학테스트 대비 교재를 판매한다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교육부는 오는 10월 1일부터 유아 대상 입학시험과 레벨테스트를 금지한다. 유아를 모집하거나 수준별로 반을 배정하기 위한 필기·구술·실기·면접시험은 물론 특정 능력을 검증한 시험 결과를 활용한 평가와 능력을 서열화하는 시험·평가도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위반 시 횟수에 따라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안이 중대한 경우에는 최대 1년의 영업정지 처분도 가능하다.

다만 학원이나 교습소에 등록한 뒤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진단은 허용된다.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관찰이나 면담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다.

문제는 교육활동을 위한 진단과 입학·분반을 위한 시험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현장에서 '진단'을 내세운 평가가 입학이나 반 배정에 활용되는지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진단과 서열에 대한 경계가 모호하다"며 "사실 부모의 교육권을 통제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애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도 법 시행을 앞두고 구체적인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월 '영유아 레벨테스트 금지법안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내고 교육적 진단과 선발·서열화 목적의 평가를 구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법령과 행정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영환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호소문에서 "학생을 위한 정책이라면 무엇보다 학생의 목소리와 교육받을 권리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학부모는 자녀에게 어떤 교육을 받게 할 것인지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집 거래나 과외 교사 모집 자체는 이번 시행령의 직접적인 금지 대상이 아니다. 다만 다음 달부터 유아 대상 개인과외교습자와 교습소도 관할 교육청에 신고해야 한다. 개인과외교습자 역시 유아 모집이나 수준별 반 배정을 위한 시험·평가를 실시할 수 없다.

박 교수는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 교수는 "이렇게 막으면 오히려 교육의 괴리가 점점 커질 것"이라며 "이번 영유아 시험 금지 조치가 실효성을 거두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교육은 국가가 규제를 내놓으면 이를 피할 다른 방식을 계속 만들어낼 것"이라며 "경제적 여력이 있는 학부모들만 필요에 따라 우회적으로 대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in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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