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김태섭 수습기자] “내가 보통의 길에서 벗어나는 건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땐 있죠. 그것만 빼면 지금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의 9.5점이에요.”
서울의 한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38세 여성 하 모씨는 얼마 전 경기도 일산에 20평대 아파트를 마련했다. 결혼 생각이 없는 하씨는 “혼자인데 집이라도 있어야 겠단 생각에 모든 자금을 끌어다 집을 샀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18세 이상 내국인 4323만 4000명 중 미혼 인구는 30%에 가까운 1278만 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 미혼율은 54.7%로 절반을 넘었다. 30대에선 결혼을 한 사람보다 하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은 것이다. 40대의 미혼율도 21.9%로 5명 중 1명은 결혼을 하지 않았고, 50대의 미혼율도 11.2%에 달했다. 전년 대비 유배우율이 늘어난 연령대는 70대, 80대뿐이었다.
(이미지=챗GPT 생성)
하씨는 “매수한 집으로 이사를 하는데 부동산에서도 인테리어 업체 사장님들도 ‘혼자선 어려우니 남편 오면 같이 해라’ 같은 말들을 하더라”며 “뭔가 이 나이대에는 당연히 결혼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굳이 결혼을 안했다고 정정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해외주재원으로 일하고 있는 45세 이 모씨는 “일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이제는 첫 만남에서 ‘결혼했는지’가 아닌 ‘아이가 몇명인지’를 묻는다”며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결혼을 당연하게 전제하는 이런 말들을 들을 때면 혹여 관리자로 믿음이 부족해보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서는 결혼을 안하면 뭔가 하자가 있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며 “그래서 때론 ‘미혼보다 차라리 돌싱이 나은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고 있는 41세 김 모씨는 “최근 들어선 ‘결혼 안하냐’는 식의 이야기를 거의 듣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유독 명절이 되면 가까이서건 멀리서건 어떤 나이대엔 어떤 삶의 궤도를 따라야 한다는 식의 말들이 들려온다”고 말했다.
연령별 미혼율 및 유배우율, 2025년. (자료=국가데이터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하씨는 “일을 하지 않는 여가 시간에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운동을 한다”며 “혼자이기 때문에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눈치보거나 조율해도 되지 않아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씨도 “혼자 사는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보니 때마다 여행을 다닌다”며 “주변의 주재원들을 보면 아이 교육에 대한 부분 때문에 오히려 해외 주재 기회가 와도 망설이는데, 혼자이다보니 고민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선택을 했다고 해서 결혼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아니었다.
김씨는 “결혼을 적극 추천하던 친구가 결혼 이후의 삶에 안정과 행복을 느끼는 것을 보고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함께 기뻐했다”며 “다만 결혼은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를 받아들이고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많은 것들을 다시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내게는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얻는 관계보다 혼자만의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오히려 30대에는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단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다”며 “다만 결혼을 하고 싶은 상대를 만나지 못했고, 딱 맞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위한 결혼을 하고 싶진 않았던 것뿐”이라고 했다.
인구전략위원회의 ‘2026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대책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미혼 응답자의 65.7%는 결혼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또 ‘결혼 의향이 있다(구체적으로 계획+지금 하고싶다+언젠가는 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67.4%에 달했고, 결혼 의향이 있음에도 미혼인 이유로는 ‘적당한 상대를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77.7%로 가장 높았다.
김씨는 “결혼을 한 사람도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도 결국 결혼 여부보다 중요한 건 행복지려는 노력”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