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부터 걷고 수업 시작”…달라진 학교 분위기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6일, AM 11:21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학생 스마트폰 규제에 대한 교육계 안팎의 인식이 10여 년 새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에는 학교가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하는 것이 인권침해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적극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과몰입과 사이버폭력, 유해 콘텐츠 노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지=챗GPT를 이용해 제작)
(이미지=챗GPT를 이용해 제작)
26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초·중·고교 1만 1868곳 가운데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에 관한 내용을 학칙에 반영한 학교는 9879곳으로 83.2%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학생들의 스마트폰을 수거해 보관하는 학교는 4145곳(42%)이었다. 학생이 스마트폰을 소지하되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 등에만 쓰거나 혹은 쉬는 시간·점심 시간에도 쓰지 못하게 하는 경우는 5688곳(57.6%)이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4년 학교가 일과 중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해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학생의 행동자유권과 통신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수업시간에만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거나 원하는 학생만 휴대전화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기본권 침해를 줄일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게 인권위 판단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하면서 인권위 판단도 달라졌다. 인권위는 2024년 기존 결정례를 변경해 학교의 휴대전화 수거를 인권침해로만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과 몰입은 물론 사이버폭력과 성착취물 등 유해 콘텐츠 노출 문제가 커진 점을 고려한 것이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3월 말 발표한 ‘2025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지난해 43%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42.6%에서 0.4%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며 역대 최고치이기도 하다. 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같은 달 발표한 ‘2025년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42.3%는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청소년 중 69.9%는 온라인·스마트폰 등을 통해 폭력적인 유해 콘텐츠를 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탓에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제도도 이런 흐름에 맞춰 바뀌었다.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초·중등교육법은 수업 중 학생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구체적인 제한 방식은 학칙으로 정하도록 했다.

교육청들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폰 프리 스쿨’이 대표적 사례다. 이 정책은 교내 학생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대신 학생 간 소통과 RAS(독서·예술·스포츠) 활동을 활성화하는 자율적 학교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도교육청은 당초 300곳의 학교를 폰 프리 스쿨로 조성하려 했는데 현재 이보다 4배 이상인 1300개 학교가 정책에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전북교육청은 8개교에서 ‘스마트폰 쉼표학교’를, 강원교육청은 ‘스마트폰 청정학교’를 각각 시범 운영하면서 교내 학생 스마트폰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생들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으로 교사들은 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고 학생들이 유해 콘텐츠에 노출될 우려도 큰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건강한 정서 발달과 원활한 교육활동을 위해 교내 스마트폰 사용 제한은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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