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김태섭 수습기자] 100세 시대를 맞아 노년층의 연애와 재혼이 늘고 있다. 복지관과 실버타운, 콜라텍 등 일상 곳곳에서 ‘황혼 연애’가 피어나는 중이다. 노년층은 오랜 기간 사랑이나 성적 욕구와는 거리가 먼 존재로 여겨졌지만 기대수명이 늘고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면서 이들 사랑에도 새로운 시간이 열리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이데일리가 다녀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콜라텍의 내부 전경이다.(사진=김태섭 수습기자)
2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10년(2016~2025년)간 65세 이상 재혼 건수는 남성은 약 1.6배, 여성은 약 2.3배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모든 연령대의 재혼 건수는 남녀 각각 약 31.5%, 33.0%씩 줄었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층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75세 이상 남성의 재혼 건수는 2016년 490건에 그쳤으나 지난해 1138건으로 약 2.3배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도 172건에서 494건으로 약 2.9배 증가했다.
연도별 65세 이상 재혼 건수(사진=생성형 AI 제작)
이곳에서 만난 정병길(64) 씨는 ‘그냥 춤추러 오는 게 아닌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천만의 말씀”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어떻게든 연애 한 번 걸어보려는 경우도 많다”고 답했다.
정씨는 붉은 셔츠에 까만 정장 구두로 소위 ‘쫙 빼입은’ 모습이었다. 그는 “이 건물 1층에 춤 학원이 많다. 다들 여기나 복지관에서 배워서 온다”며 “춤도 추고 밥도 먹고 술도 한 잔 기울이면서 인연을 만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손님 박모(69) 씨는 “젊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이트클럽 같은 공간은 아니다”라며 “우리에게 콜라텍은 복지관이자 경로당”이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하루 놀고 끝나는 게 아니라 오는 사람들은 매일같이 온다”며 “함께 일상을 나누며 외로움을 달래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인근 의류 판매장에서 일하는 김모 씨는 “우리 손님의 70~80%가 콜라텍 다니는 할머니들”이라며 “나이가 들어도 꾸미고 싶고, 이성에게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더라”고 말했다.
노년층이 만남과 사랑에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기대수명 연장과 함께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00세 시대에 혼자 긴 시간을 살아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특히 자녀 세대의 인식이 달라진 점이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자녀들도 부모를 계속 곁에서 챙기기 어려운 만큼 부모가 누군가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응원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또 “연애 등 친밀한 관계를 맺을수록 노년기 정신·신체적 건강이 양호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