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공항·영화관과 더 멀어졌다…83만대 키오스크 '그림자'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7일, PM 02:52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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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내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가 1년 만에 11만대 넘게 늘어나며 83만대를 돌파했지만, 장애인과 고령자 등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정보접근성 개선은 여전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공항이나 영화관 등 일부 생활밀착 업종은 접근성 점수가 오히려 전년보다 떨어지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2025년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현황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키오스크 설치·운영 추정 대수는 83만6616대로 전년(71만9658대) 대비 16.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키오스크 정보접근성 점수는 68.6점에서 69.0점으로 겨우 0.4점 오르는 데 그쳤다.

업종별로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조사 대상 11개 업종 중 8개 업종은 접근성 점수가 소폭 상승했지만, 3개 업종은 전년보다 후퇴했다. 공항·터미널·철도는 2024년 70.5점에서 지난해 69.5점으로 1.0점 하락했고, 공연장·영화관·체육관은 같은 기간 68.2점에서 66.4점으로 1.8점 떨어져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장애인의 독립적인 이용을 돕는 핵심 기능 준수율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저시력 이용자를 위한 ‘화면 글자 크기 확대’ 기능 준수율은 6.4%에 불과했으며, 음성 안내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음성 다시 듣기’ 기능은 14.6%에 그쳤다. 이어폰을 연결하는 ‘개인청취 수단 제공’과 시각정보 없이 메뉴를 이동하는 ‘내비게이션 보장’ 준수율은 모두 15.7%에 머물렀다. 화면을 보지 않고 조작 결과를 확인하는 기능(19.0%)과 버튼의 의미를 식별하는 기능(20.7%) 역시 20% 안팎에 그쳤다.

정부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보급을 위해 지난해 제조사 컨설팅, 시험평가 비용, UI·UX 개발·보급 등에 약 91억원을 지원했다. 이 중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기능 개선에만 14억원을 투입해 775대를 지원했다. 그러나 막상 사업 지원 전후로 정보접근성이 실제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확인하는 후속 조사 체계는 마련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의 현황 조사 역시 해당 사업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과기정통부는 이정헌 의원실 질의에 “실태조사는 전반적인 수준 파악 목적이며 특정 사업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조사와 사업 진행 시점도 엇갈렸다. 정보접근성 현황 조사는 2025년 8월부터 11월까지 실시된 반면, 기능 개선 지원사업은 1차가 2025년 10월부터 12월, 2차가 2026년 1월부터 2월까지 진행됐다. 현황 조사 결과만으로는 정부 예산이 투입된 지원사업의 전후 개선 효과를 직접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는 셈이다.

이정헌 의원은 “키오스크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정부도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확산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장애인과 고령자가 현장에서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원 대수와 예산 집행뿐 아니라 지원 이후 정보접근성과 실제 이용 편의가 어떻게 개선됐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 정책의 효과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장의 이용 경험을 반영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지원사업의 성과를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와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접근성 향상을 위해 지난해 지원한 약 91억 원은 키오스크 제조사 역량강화 컨설팅, 접근성 시험평가 비용, UI·UX 개발·보급 등에 사용됐으며, 이 중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14억 원을 투입해 총 775대를 우선 지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국내 키오스크 전반의 접근성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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