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오늘 귀국…'조희대 재제청 거부 파문' 분수령 맞나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27일, PM 05:25


이재명 대통령이 5박 7일간의 북중미 순방을 마무리하고 27일 귀국한다. 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조희대 대법원장이 정면충돌한 상황이라 이 대통령의 귀국이 분수령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지속할 경우 내년 6월 조 대법원장 퇴임 전까지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이 마무리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과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순방길 이튿날인 22일부터 공개 입장을 주고받으면서 정면 충돌했다. 포문을 연 건 조 대법원장이다. 그는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재청 요청을 거부하는 입장을 냈다. 이에 청와대가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입장)"이라며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날 2차 입장문까지 내고"대통령의 재제청 요청이 헌법상 문서주의와 부서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흠결이 있는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입장 발표"라고 조 대법원장을 재차 비판했다.

이후 23일 조 대법원장은 "8월 28일 자 공문에 형식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는 아님을 말씀드린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며 한 발 물러섰지만, 갈등의 출발점이 된 조 대법원장의서면 제청과 관련해 '절차적 흠결'이 있다는 청와대의 지적을 수긍하기 어렵다며 맞섰다.

대법관 후보자 인선을 두고 대법원장과 청와대 간 이견과 대립은 이전 정부에서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공개 입장을 언론에 배포하면서 격돌하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논란의 불씨는 정치권에도 옮겨붙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사법 쿠데타' '내란'이라고 규정하고 조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이 대통령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가 국회의 임명 동의 권한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대법관 재제청 갈등은 지난 8월 28일 시작됐다. 조 대법원장이 사전 조율을 거쳐 대통령을 찾아가 대면 제청하는 관행과 달리손봉기(61·사법연수원 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김성수(58·연수원 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임명 제청하면서다.

청와대는 두 사람 중 손 부장판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했으나, 조 대법원장이후보자추천위를 다시 꾸려 새로운 후보군을 추천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재제청을 거부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쟁점은 대통령의 임명권이 어느 선까지 인정될지다. 헌법 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대통령의 임명권이 제청을 거부할 권리를 아우르는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법조계에서는 임명권이 있는 대통령은 후보자 제청을 거부할 권리 또한 있다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조차 하지 않고 거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반면 헌법에 세부 내용이 규정돼 있지 않아 사법부와 행정부가 그간 협의와 관행으로 조율하던 대법관 인선을 두고 조 대법원장이 문언상 공백(헌법상 근거)을 근거로 문제삼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의견 조율이 필요한 사안을 법리적으로 접근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임기가 만료하는 내년 6월까지 '대법관 인선 답보 상태'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3월 노 전 대법관의 퇴임 이후 대법관 공백과 사건 적체는 7개월 가까이 장기화하고 있다.

적체된 사건을 재배당하는 것도 자칫 정치적 해석 및 오해를 부를 수 있어 대법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양측 모두 '대법원장 제청권 무력화' '대통령 임명권 무력화'라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대법관 제청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각급 법원을 대표하는 판사들로 구성된 공식 기구다.

대법원규칙에 따라 법관 독립 및 사법행정에 대해 건의하거나 의견을 밝힐 수 있으며, 사법행정 담당자는 필요한 경우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출석해 주요 현안에 관해 설명할 수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추석 연휴 이후 대법관 제청권과 관련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의 골이 깊어지고, 대법관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귀국한 이 대통령이 재제청 문제에 직접 입장을 밝히거나 갈등 해소를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설지 주목된다. 헌법이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협의'라는 대화·균형의 영역에 맡겨둔 대법관 제청이 본래 취지대로 양측이 대화를 통해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평가된다.

한 부장판사는 "대법관 제청이야말로 헌법이 대통령과 대법원장의 협의라는 정치적 영역에 맡겨둔 것이 아닌가. 역대에는 협의에 의해 해결이 됐으나 현재는 정면충돌하는 상황이 됐다"며 "최악의 경우 내년 (조 대법원장의) 임기 만료까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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