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3월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대법관들과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을 거부한 22일 이후 청와대와의 공방은 이틀간 네 차례나 입장이 오가며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긴급 현안질의를 열어 거부 경위를 따지겠다고 나서면서 대치 전선은 국회까지 옮겨간 상태다.
이미 6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공석을 내년 6월까지인 조 대법원장 임기 내에 채우긴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흥구 전 대법관 후임인 김성수 대법관은 21일 임명장을 받고 먼저 취임했다.
다만 현재 대법관 구성만으로 사건 심리와 선고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소부 3부는 대법관 1명이 빠진 상태로 구성돼 있지만 법원조직법상 소부 재판에 필요한 최소 정족수인 3인은 충족했다. 전원합의체 역시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고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대법관의 3분의 2 이상, 즉 8인 이상이 출석하면 심리와 의결이 가능해 현재의 11인 체제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
전합은 하급심에서 해석이 갈린 법률적 쟁점을 다듬어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의혹에서는 무상 여론조사 실시 및 결과 제공이 정치자금법상 금지되는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김 여사의 1·2심 재판부는 명씨의 일방적인 제공이었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는 순차적·묵시적 합의를 인정해 유죄(징역 2년) 판결을 내렸다. 동일한 사실관계를 두고 하급심 판단이 엇갈렸다.
명씨 관련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다만 오 시장 사건은 ‘제3자를 통한 자금 대납’이 쟁점이어서 법리 적용에는 차이가 있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 사건에서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죄’에 대한 해석이 얼마나 구체화될지에 시선이 모인다. 한 전 총리는 12·3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회의 심의 외관을 형성하고 단전·단수 조치를 논의한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15년을, 이 전 장관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전달 및 헌재 위증 혐의 등으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두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며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높고 역사적으로 사법적 평가가 필요하다”며 “피고인들이 공범 관계여서 함께 심리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급심에서 내란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직 국무위원과 군 장성 등이 다수인 만큼, 이번에 제시될 법리가 유사 사건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석열(왼쪽)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