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 뉴스1
자사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4억 원대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로 기소된 에코프로비엠 전 상무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반면 무상증자와 매출액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된 에코프로에이치엔 전 대표이사에게는 실형이 확정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에코프로비엠 전 사업기획 담당 상무 권 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법리 오해의 잘못이 없다며 검찰 측 상고를 기각했다. 함께 기소된 윤 모 전 에코프로에이치엔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15억 원, 추징금 6억 1848만여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에서는 '무상증자 진행을 검토 중에 있다'는 공시가 이뤄진 경우 이를 무상증자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매출액이 투자자의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의 '중요정보'에 해당하는지 등이 쟁점이 됐다.
권 전 상무는 에코프로비엠과 거래업체 간 10조 원대 규모의 전기차(EV)용 하이니켈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 체결 정보를 이용해 배우자·아들 등 가족 명의 계좌로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사들여 약 14억 747만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권 전 상무가 공급계약 관련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했다고 보고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22억 원을 선고했다. 14억 747만여 원의 추징도 명했다. 다만 에코프로의 2021년 2분기 영업실적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공급계약 체결 정보 이용 관련 혐의도 무죄로 판단하고 1심을 뒤집었다. 계약 관련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하고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윤 전 대표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의 무상증자 진행 사실을 알고 관련 공시 전에 주식을 매수해 총 7805만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았다. 에코프로비엠의 분기 매출액을 미리 파악한 뒤 차명 계좌로 주식을 사들여 약 5억 4043만 원을 챙긴 혐의, 에코프로의 분기 영업실적 관련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4054만 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도 있다.
윤 전 대표 측은 무상증자 진행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의 공시가 이뤄진 만큼 주식 매수 당시에는 관련 정보가 이미 공개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코프로비엠의 분기 매출액 정보 역시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정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은 일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윤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15억 원을 선고하고 약 6억 1848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1심은 윤 전 대표가 2021년 7월 6일 무상증자 실시 관련 정보를 알게 된 뒤 같은 달 7일과 15일 주식을 매수한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2심 역시 '무상증자를 검토 중'이라는 내용의 공시만으로 관련 정보가 모두 공개됐다고 볼 수 없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당시 회사 내부에서는 무상증자의 일정과 비율 등이 구체화된 상태였지만 공시에는 규모·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했다고 본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매출액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수도 유죄로 인정됐다. 법원은 당시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3분기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정보가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정보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윤 전 대표가 2021년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에코프로에이치엔 주식을 매수한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유죄로 인정된 혐의와 같은 무상증자 관련 거래였지만 당시 윤 전 대표가 무상증자 관련 미공개 중요정보를 취득했다고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에코프로의 3분기 영업실적 관련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윤 전 대표가 해당 정보를 취득했다는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윤 전 대표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미공개 중요정보의 개념과 이용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양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에게는 2023년 8월 징역 2년과 벌금 22억 원이 확정됐다.
realkwo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