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약, 병원 소속 약사가 조제하면 처벌?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28일, AM 06:00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6.9.16 © 뉴스1 이종덕 기자

정부가 내년 초 임신 중지 약물 도입을 공식화했지만 남은 과제는 상당하다.

도입 첫 2년은 병원 내에서 약을 처방·조제하도록 했지만, 형법상 약사 처벌 조항이 7년째 손질되지 않으면서 병원 소속 약사의 조제가 적법한지는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또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정해지지 않아 급여 신청 과정에서 진통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성평등가족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임신 중지 약물을 이르면 내년 초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도입 첫 2년은 병원 내에서 의사가 약을 처방하고 조제하도록 했다.

출혈이나 불완전 유산 등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도입 초기 데이터를 쌓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약사가 약을 조제할 경우 형사처벌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이기도 하다.

앞서 2019년 헌법재판소는 여성 본인의 자기낙태죄와 의사가 낙태하게 한 경우 처벌하도록 한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국회가 개정 시한인 2020년 말까지 법을 고치지 않으면서 두 조항은 효력을 잃었지만, 심판 대상에서 빠진 약사와 한의사 등에 대한 처벌 조항은 7년째 그대로 남아 있다.

그 결과 법무부는 유권해석을 통해 약사가 임신 중지 약물을 직접 조제·판매하면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사각지대로 인해 원내에서 약물을 조제하는 약사에 대한 위법성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보건복지부 진료 지침에 담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년이 지나더라도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원내 조제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은의 이은의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자기낙태죄는 헌법불합치가 됐을지 몰라도 타인의 낙태를 조력하는 부분은 법이 남아 있는 이상 (약사에게)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누군가 일부러 고발하거나 검·경이 인지수사를 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그 법이 사문화됐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도 숙제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지난 22일 라디오 방송에서 "적극적으로 보험급여가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약사회는 임신 중지 약이 비급여 상태로 원내 조제에 한정되면 기관마다 비용 차이가 생길 수 있다며 "경제적 불평등 없이 보편적이고 안전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건강보험 급여화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제약사가 급여를 신청해야 검토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16일 임신중지약물 도입 방안 발표 브리핑에서 "건강보험 급여화 관련된 것은 해당 제약사가 급여 신청을 해야 급여화 검토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mark83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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