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일강지회 조합원들이 로비진입을 시도하는 모습. (사진=일강 제공)
일강 측은 외국인 노동자를 둘러싼 일률적인 ‘약자 프레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 발표와 사내 소식지에 따르면 일강 외국인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약 4800만원 수준이다. 회사 측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처우에도 외국인 노동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6개월에 그치고, 일부 근로자는 계약 및 비자 문제로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실제 지난해 11월에는 일강 소속 외국인 노동자 6명이 영주비자(F-5) 전환을 요구하며 집단적으로 근무를 거부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 당시 회사가 조기 평가를 통한 비자 연장 방침을 제시했지만 해당 근로자들은 이후 타사로 이직했다는 게 사측 주장이다.
지난 7월 16일 외국인 노동자 3명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는 21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는 집단행동을 벌였다. 사측은 “단체협약 제33조에 따라 비자 변경 및 재계약 여부는 공정한 평가 기준에 따른 정당한 인사 경영권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노동당국이 이러한 현장 실태와 정당한 경영권 행사조차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놓고도 시각은 엇갈린다. 사측은 사내에 공식 접수돼 조사를 거쳐 처리된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사건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의 다수가 금속노조 일강지회 소속 직원이었다고 주장한다. 회사 측은 이를 근거로 외국인 노동자를 일률적으로 피해자 또는 약자로 규정하는 것은 실제 현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속노조 일강지회가 점거한 일강 김제공장 사무동 로비 모습. (사진=일강 제공)
업계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계약 종료가 단순한 직장 이동을 넘어 체류자격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 주장의 사실관계를 보다 세밀하게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계가 제기한 비자 연장 및 재계약 압박 의혹과 사측이 제기한 집단행동 및 인사권 침해 주장 모두 구체적인 자료와 조사 결과를 통해 판단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한국노총 일강지부는 노동당국의 현장 개입과 조사 과정이 공정했는지를 문제 삼고 있다. 금속노조가 한국노총 소속 현장관리자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문제 삼은 가운데, 한국노총 측은 해당 관리자가 장기간 조합원으로 활동했고 올해 단체교섭 과정에서도 조합원 신분을 유지했다는 점을 들어 ‘사용자성’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노총 측 관계자는 “당초 외국인 근로자 계약종료에서 시작된 문제가 이제는 복수노조 간 갈등과 노동당국의 행정 적정성 문제로까지 확대됐다”며 “노조별 입장이나 주장에 따라 판단하기보다 각각의 행위와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일관된 행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산지청은 지난 18일부터 일강을 대상으로 2주간 기획근로감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 전문가들은 외국인 노동자라는 지위와 개별적인 고용관계에서의 권리·책임을 구분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노무 전문가는 “외국인 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상황에서 약자라고 볼 수도 없고, 반대로 임금 수준이나 집단행동만으로 고용관계에서의 취약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며 “노조 가입이 계약 연장에 영향을 미쳤는지와 실제 인사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졌는지를 우선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강 김제공장 전경. (사진=일강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