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인선 갈등, 국감서 단판짓나…조희대 증인 채택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8일, PM 06:58

[이데일리 김현재 석지헌 기자]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조희대 대법원장이 다음달 6일 열리는 대법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 장기 미이행으로 인한 위헌상태를 초래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국감에서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대법원 국정감사 때 대법원장은 인사말을 마친 뒤 이석하는 것이 관례였다.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이재명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의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하며 국정감사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8일 오후 제8차 전체회의를 열고 조 대법원장을 다음달 6일 열리는 대법원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하는 안을 의결했다. 증인 신청 사유는 ‘대법관 제청 장기 미이행으로 인한 위헌상태 초래 관련’로 적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합의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증인 명단”이라면서 반발하며 퇴장했다. 범여권 의원들만 남은 상황에서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증인 채택을 의결했다.

이에 앞서 오전 조 대법원장은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청와대에서) 대법관에 대한 요청 자체가 재제청을 하라고만 왔다”며 “향후 국정감사 등을 통해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싼 이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의 갈등은 지난달 18일 시작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 제청을 두고 청와대와 접점을 찾지 못하자 청와대와 합의 관행을 깨고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조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한 손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며 재제청을 요청했다.

재제청 요구 25일 만인 지난 22일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청을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에 구체적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있지 않고,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만한 사유도 찾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재제청 요청 공문 자체에 형식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튿날인 23일, 조 대법원장은 추가 입장문을 내고 ‘제청 과정에 절차적 흠결이 있다’는 청와대 주장에 대해서도 헌법과 법률 규정에 비춰 수긍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도 대통령의 임명권을 강조하며 즉각 맞받았다.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에 “헌법에 위배되는 인식”이라고 반박한 데 이어 공문의 뜻이 명확한데도 대법원장이 이를 호도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청와대와 대법원이 입장문을 통해 반박과 재반박을 주고받은 것이다.

헌법에 따르면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재제청 절차나 방식에 대한 규정이 없는 탓에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을 거부하면 손 후보자에 대한 제청은 계속 유효하다는 게 법조계 해석이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제8차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국회정기회 제8차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법관 인선 논란은 이날 국회로 옮겨갔다. 여권에서는 ‘법원행정처가 재제청 의견을 냈지만 조 대법원장이 이에 격노하며 거부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법원행정처를 대상으로 열린 법사위 긴급 현안 질의에 참석해 해당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법원행정처가 재제청 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노 처장에게 ‘법원행정처의 대법관 재제청 의견에 대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화를 냈는지’ 물었다. 노 처장은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손 의원이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재차 물었으나 노 처장은 “그것도 거짓말”이라며 “(조 대법원장이) 저에게 화를 내신 적이 없고, 제가 ‘화를 내시는 걸 처음 봤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노 처장은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손 의원은 “재제청을 조 원장이 거부하는 것으로 결론을 지은 것은 맞느냐”고 물었고 노 처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해 여러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행정처가) 여러 가지 의견을 냈다”며 “재제청을 하자는 의견도 여러 방안 중의 하나였다”고 말했다. 다만 특정 방안만을 제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재제청을 위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했는지’에 대해서 노 처장은 “그것도 방안 중 하나였다”면서 기존 추천 후보군 내에서 재제청 하는 방안도 검토했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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