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이혼 기각, 남편은 계속 시댁 갈등 방관…다시 갈라설 수 있나요"

사회

뉴스1,

2026년 September 29일, AM 05:00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연애할 때는 완강한 비혼주의자였지만 결혼 후에는 "가정을 지키겠다"며 이혼을 거부했던 남편. 그러나 법원의 이혼 기각 이후에도 부부가 사실상 별거에 가까운 생활을 이어왔다면 10년이 지난 뒤 다시 이혼을 청구할 수 있을까.

2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아내 A 씨는 연애 당시 비혼주의자였던 남편을 설득해 결혼에 이르렀다.

하지만 결혼 후 시댁 문제로 갈등이 시작됐다. A 씨는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간섭과 요구가 많았고, 시누이는 빈정거리며 기싸움을 걸어왔다고 주장했다. 시어머니 역시 살림과 육아에 사사건건 참견했다고 한다.

A 씨에게 시댁 방문은 점점 큰 부담이 됐지만 남편은 갈등을 중재하기보다 방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참다못한 A 씨는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남편은 재판에서 "가정을 지키고 싶다. 앞으로 잘해보겠다"며 이혼을 거부했다.

이에 법원은 A 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무렵 남편의 사업이 바빠지면서 상황은 또 달라졌다. 남편은 아이들을 돌볼 시간조차 내기 어려웠고, 직장에 다니던 A 씨 역시 육아를 위해 친정 부모의 도움이 필요했다.

부부는 상의 끝에 A 씨와 아이들만 친정 근처로 이사하기로 했다. 완전히 헤어질 생각은 아니었다. 남편이 가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만큼 주말부부 형태로라도 가정을 유지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후 남편은 가족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을 찾아오거나 양육에 참여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아이들은 어느덧 훌쩍 자라 더 이상 엄마의 손길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A 씨는 아이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면서도 남편을 생각하면 억울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A 씨는 "허울뿐인 이 관계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제는 정말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10년 전 이혼 청구가 한 차례 기각됐다는 점에서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A 씨는 "10년 전 이혼 청구가 한 번 기각됐더라도 그 후 장기간 별거에 가까운 생활을 이어오며 부부관계가 사실상 단절됐다면 다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느냐"라고 물었다.

김지연 변호사는 "기각 이후 10년이라는 상당한 시간이 지고 그 기간 동안 남편이 혼인 계속 의사를 밝히며 노력하겠다고 했음에 실제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은 중요한 사정변경에 해당한다. 따라서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친정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 위해 이사한 것은 워킹맘으로서 자녀 양육의 현실적 필요에 의한 것이므로 이를 별거 또는 혼인 파탄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주말부부 형태를 유지하면서 혼인 관계를 이어가려 한 점은 혼인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유지하려 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사 당시 남편의 동의가 있었는지, 주말에 만남이 이루어졌는지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과거 재판에서 남편이 '가정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는데도 그 뒤 10년 동안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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