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왼쪽)과 네이버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글(사진= 연합뉴스, 네이버 갈무리)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회사를 향한 주주와 소비자들의 건전한 비판과 의견 표명은 당연히 존중하며 이를 이유로 법적 대응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다만 사실과 다른 내용이 반복적으로 유포돼 사실인 것처럼 여론이 형성되고, 도를 넘은 모욕과 비방이 지속돼 실제 주주와 선량한 가맹점주 등에게까지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회사 차원에서도 단호하고 엄중하게 선처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본코리아 주가는 2024년 상장 당시 공모가 3만 4000원의 절반 이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도 종토방에는 “오너 리스크로 기업이 나락갔다”, “방송으로 이미지 세탁하더니 밑천 드러났다”, “곧 상장 폐지될 듯” 등 악의적 조롱과 원색적 욕설이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다.
종토방은 실시간 시장 반응을 살피는 소통 공간으로 출발했지만 익명성에 기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시장 왜곡을 부추기는 장소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현재 네이버 등 주요 포털 종토방은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비주주 뿐만 아니라 경쟁사 관계자나 특정 목적을 가진 세력까지 별다른 제한 없이 익명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맹점 탓에 주가 상승을 노리는 소위 ‘찬티’와 하락을 유도하는 ‘안티’ 간 공방이 일상화됐다. 저가 매수를 위해 악재를 과장·유포하거나 손실을 피하고 물량을 처분하고자 미확인 호재를 반복 재생산하는 등 비정상적인 정보 유통이 잇따른다.
경영권 분쟁이나 지분 경쟁 등 특정 이해관계를 가진 주체들이 익명 뒤에 숨어 여론전을 펼치는 사례도 있다.
실제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은 종토방 내 허위·비방글을 통한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맞고소를 진행하면서 지난해 경찰이 작성자 특정을 위해 네이버를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에 기업 가치 분석 대신 종토방 여론에 휩쓸려 손절매나 추격 매수에 나서는 등 투자자들의 뇌동매매 피해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백종원에 동병상련 느끼는 CEO 많을 것”
종토방 악성 게시물에 시달린 상장사들은 백 대표의 처지에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에 따른 비판을 감내하는 것도 상장사 대표의 숙명”이라면서도 “일부 선 넘은 댓글에 법적 대응까지 나선 건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는 ‘주주와의 갈등’을 우려해 참을 뿐, 백 대표처럼 법적으로 털어내고 싶어 하는 상장사 CEO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종토방 반응을 면밀히 살피는 기업도 있고 무시하는 기업도 있지만 올라오는 글 중 상당수가 근거 없는 비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포털에 제재 요청을 전달해 게시글을 삭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했다”며 “회사가 사유를 일일이 적시해 처리하기 번거롭고 방대한 모욕성 글을 일일이 특정하기도 어렵다. 구조상 선제적 예방보다는 후속 조치에 머무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종토방 내 허위 정보가 갈수록 정교해져 플랫폼 차원의 기술적 필터링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해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실질적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단순 욕설은 플랫폼의 기술적 필터링으로 걸러낼 수 있지만, 교묘하게 조작된 가짜뉴스는 사실 여부를 즉각 판별하기 어려워 사전 검열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작전 세력이 시세 조종이나 공매도 차익 등을 목적으로 종토방을 악용해 여론을 띄우거나 악재를 퍼뜨리는 것은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해당한다”며 “플랫폼 차원에서는 상습적인 악성 이용자에 대한 강력한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하고,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수민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연구위원은 “최근 증권사들이 트래픽 확보를 위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내 종토방이나 커뮤니티 기능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이 자본시장 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올바른 방향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