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78%가 근시…"학교·안과 연계해 시력 변화 추적 관찰해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29일, PM 05:45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아이가 칠판 글씨가 흐리다고 하면 안경 도수를 다시 맞추기 쉽다. 새 안경을 쓰면 당장은 잘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시력이 얼마나 나빠졌는가와 지금 착용하는 안경이나 렌즈가 근시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지는 별개의 문제다. 국내 청소년의 근시가 흔한 만큼 학교에서 시력 변화를 찾아내고 필요한 아이가 안과에서 꾸준히 진료받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근시 진행 억제 정책토론회’에서 최미영 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 회장(충북의대 교수)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인용해 국내 12~19세 청소년의 근시 유병률이 77.8%, 고도근시 유병률은 9.4%라고 밝혔다.

서울 지역 19세 남성을 조사한 별도 연구에서는 96.5%가 근시였다. 두 연구는 조사 대상과 시기가 달라 같은 수치처럼 비교할 수 없지만 청소년기에 근시가 매우 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근시는 성인이 된 뒤 시력저하를 불러올 수 있어 어릴 때부터 관리해야 하는 안과 질환이다. 성장기에 눈이 앞뒤로 길어지면서 근시가 심해지면 망막박리나 녹내장 위험도 커진다.

최경식 한국근시학회 정책이사(순천향의대 교수)는 시력교정술로 안경을 벗더라도 길어진 눈의 구조와 관련된 위험은 남는다고 설명했다. 근시가 없는 사람과 비교해 중등도 근시 환자의 망막박리 위험은 8.7배, 고도근시 환자의 녹내장 위험은 4.6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에 따라 근시 자녀를 둔 부모들은 ‘지금 몇 디옵터인가’뿐만 아니라 ‘얼마나 빨리 변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 학교 시력검사 결과나 안경 처방 기록을 전년도 것과 비교하면 변화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그래픽= 이미나 기자)
근시가 어린 나이에 시작됐거나 짧은 기간에 도수가 크게 높아졌다면 안과에서 진행 속도를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 시력검사만으로는 정확한 근시 도수를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고, 아이의 눈에 다른 질환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미 근시가 생겼다면 진행을 늦추기 위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저농도 아트로핀 안약과 밤에 착용하는 각막굴절교정렌즈, 낮에 쓰는 특수 콘택트렌즈와 근시 억제용 안경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치료 과정 중간에도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어떠한 치료를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안과에서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렌즈를 쓰는 아이에게는 안전성 확인도 중요하다. 렌즈 착용 중 충혈이나 통증,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가 나타나면 기다리지 말고 진료받아야 한다. 평소에도 각막 상태와 렌즈 관리 방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전 학년의 시력을 최소 연 1회 확인하고, 결과를 누적해 변화가 빠른 아이를 안과로 연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게 눈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안지윤 대한안과학회 부총무이사는 “학교에서 모든 학생에게 정밀검사를 하자는 뜻은 아니며 학교는 위험 신호를 찾고 안과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 효과·안전성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며 “학교는 선별을 하고 안과는 진단과 치료를 하는 역할 분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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