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은 사복, 민사재판은 수형복?…인권위 "제도 개선해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30일, PM 06:06

국가인권위원회. (사진=이데일리DB)
국가인권위원회.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김태섭 수습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민사재판에 출석하는 수형자도 사복을 착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의견표명했다.

인권위는 지난 9일 형사재판 출석 수형자뿐 아니라 민사재판 출석 수형자도 사복을 착용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3월 인권위에는 민사사건 열람을 위해 법원에 갈 때 사복을 입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인권침해라는 취지의 진정이 접수됐다. A 구치소에 수용 중인 수형자 B 씨는 사복 착용을 허용하지 않은 A 구치소가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 구치소 측은 적법한 조치였다고 답했다. 현행 형집행법에 따르면 미결수용자(체포·구속 후 재판 확정 전까지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와 형사사건으로 수사·재판을 받는 수형자는 사복 착용이 가능하지만, 민사재판 출석 수형자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A 구치소의 조치를 인권침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5년 헌법재판소는 형사재판 출석 수형자의 사복 착용 불가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단한 반면, 민사재판 출석 수형자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 구치소가 현행법에 반하거나 자의적으로 법령을 해석하지 않았다고 보고 B 씨의 진정을 기각했다.

다만 인권위는 구치소가 현행법을 지킨 것과 현행법을 그대로 둘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봤다. 민사재판도 당사자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주는 절차인 만큼, 수형자에게 재소자용 의류를 입도록 하면 낙인 효과와 심리적 위축이 생겨 재판 참여와 권리 행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도 지난 2020년 수형자의 사복 착용권을 민사재판 등 일반재판까지 확대하도록 관련 법률의 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인권위는 형사재판 출석 수형자에게 이미 허용된 사복 착용이 민사재판에서만 제한되는 상황에 대해 “수용자 인권 존중 원칙과 국제인권규범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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