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롱면허' 된 아이돌봄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1일, AM 06:01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최근 5년간 정부가 3만 3000명이 넘는 아이돌봄사(전 아이돌보미)를 양성했지만 실제 활동 인력은 5800명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을 받아 자격을 갖추고도 실제 취업하지 않거나 현장을 떠나면서 소위 자격만 갖춘 ‘장롱면허자’만 늘고 있는 형국이다.

30일 김건 국민의힘 의원실이 성평등가족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아이돌보미 교육을 받은 인원은 2021년 3937명, 2022년 3544명, 2023년 3946명, 2024년 8901명, 2025년 1만 2736명으로 총 3만 3064명에 달했다. 양성교육 100시간과 현장실습 20시간을 이수하면 아이돌보미 자격을 갖출 수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하지만 실제 활동 인력은 양성 규모만큼 늘지 않았다. 같은 기간 활동하는 아이돌보미는 2만 5917명→2만 6675명 →2만 8071명 →2만 9635명 →3만 1718명으로 5801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교육 이수자는 2024년부터 크게 늘었지만 현장 인력 확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교육 이수 인원과 실제 활동 인원 간 미스매치는 향후 취업에 대비해 미리 교육을 받거나, 일을 시작한 뒤에도 소득 문제로 다른 돌봄 일자리로 옮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상도의 한 교육센터 관계자는 “장애인활동지원사나 요양보호사는 하루 종일 일하면서 어느 정도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도 “아이돌봄사는 특성상 시간제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생계를 위한 직업이 필요한 분들은 아이돌봄사가 생계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지역별 수요와 인력 양성 엇박자도 문제다. 돌봄 수요가 적은 지역에서는 교육을 받아도 가족센터가 채용하지 않아 실제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주남 공공연대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서울 강남, 경기 분당 등 일부 지역만 아이돌봄사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정부가 이같은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교육만 늘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적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아이돌봄서비스 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아이돌봄사 이용 가구는 2020년 5만 9663가구에서 2024년 11만 8126가구로 5년 새 약 2배로 증가했다. 올해부터 정부 지원 대상도 기준중위소득 200% 이하에서 250% 이하 가구로 확대돼 이용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관련 예산은 올해 5977억원에서 내년 5014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감당해야 하는 비용이 늘고 국비 지원율이 줄어서다.

김 의원은 “아이돌봄사 활동을 위해 교육받은 사람이 실제 돌봄 현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활동을 가로막는 처우와 이동 부담 등 현장의 어려움을 면밀히 살펴 실질적인 공급 확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아이돌봄사 돌봄수당을 인상해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지역별 공급을 위해 지자체 활동평가 지표를 신설하고 서비스 제공기관을 개선해 채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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