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원대 '석화 담합' 6개사 전·현직 대표 등 43명 기소…"역대 최대"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01일, AM 10:33

나희석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 © 뉴스1

미국·이란 전쟁 등 중동 위기를 틈타 16조 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석유화학사 6곳과 각 사의 전·현직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43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1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LG화학·애경케미칼·OCI·롯데정밀화학·PKC·유니드 석유화학사 6곳과 전·현직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43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석유화학사들이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5년 이상 핵심 석유화학제품 8개 품목에 대해 16조 3961억 원 규모의 담합을 실행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검찰이 수사한 담합 사건 중 가장 큰 규모다.

배 모 PKC 영업본부장과 황 모 씨 등 석유화학업체 경영진 2명은 구속 기소됐다. 다만 장영수 전 PKC 대표와 김유신 OCI 대표 등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공급가격 변동 폭과 그 시기를 합의하거나 거래처 입찰에서 투찰가격을 합의하는 등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은 먼저 팀장급 모임에서 품목별 가격 조정 시기와 폭을 정하는 합의를 진행하고, 담합 사실을 은닉하기 위해 가격 인상 공문을 실행할 순서를 정하는 등 치밀하게 이루어졌다.

석유화학사들은 구매입찰을 통해 석유화학 제품을 구매하는 대형 거래처에 대해 공동으로 결정한 가격 수준이 반영될 수 있도록 사전에 낙찰업체와 입찰 가격을 합의했다.

담합은 체계적·조직적으로 실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부임한 후임자를 타사에 소개하는 식으로 담당자가 변경되더라도 담합이 지속되도록 했고 일부 업체는 경쟁업체 관계자들과 회합을 전담하는 직원(연락책)을 별도로 지정하기도 했다.

검찰은 담합이 이루어진 품목은 관련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원재료라는 점에서 담합을 통해 초래된 피해가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모두 전가됐다고 봤다.

검찰은 또 석유화학사 7곳과 가담자 중 책임이 무거운 개인 총 37명에 대해 공정위에 고발 요청했다.

검찰은 석유화학사들이 중동 전쟁으로 나프타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진 상황을 틈타 국내 제품 가격을 인상해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막대한 부당 이득을 거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국가적 위기를 이용한 노골적 가격담합 사실이 확인됐다"며 "일부 업체는 오히려 경제 위기를 손익 개선의 기회로 활용하며 가격 담합을 지속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국가 경제에 큰 피해를 유발하는 담합 범행이 근절되고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형사사법 제도 개편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각종 공정거래사범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doo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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