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 의대 교수 어떻게 데려올까…‘서남대 전철’ 피하려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1일, PM 09:45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지가 전북 남원으로 확정된 가운데 교수진 확보와 임상실습에 필요한 환자 부족, 연구 기반 마련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된다. 학교와 병원을 짓더라도 학생을 가르칠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진료 경험을 쌓을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7년 당시 서남대 건물 모습.(사진=뉴시스)
2017년 당시 서남대 건물 모습.(사진=뉴시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립의전원은 2029년 개교, 2030년 교육과정 개시를 목표로 추진한다. 매년 100명을 선발하는 4년제 대학원대학으로 모든 학년이 채워지면 재학생은 400명 규모가 된다. 첫 입학생은 2034년 졸업하게 된다. 인근 남원의료원은 국립중앙의료원 남원병원으로 전환해 약 500병상 규모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의료계가 꼽는 가장 큰 과제는 교수진 확보다. 복지부가 이날 공개한 의학교육평가원 기준에 따르면 국립의전원이 갖춰야 할 전임교수는 최소 112명이다. 기초의학 25명, 의학교육학 1명, 의료인문학 1명, 임상의학 85명 등이다.

정부도 교수 확보를 최대 난제로 보고 있다. 이형훈 복지부 2차관은 “시설과 장비를 확보하는 것은 예산과 시간을 두면 가능하지만 교수·교원 충원이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남원에 상주할 교수 규모나 구체적인 채용 방식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의대의 A교수는 “수도권에서도 교수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남원까지 내려가서 학생들을 가르칠 교수진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충기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의사도 자신의 진료 수준을 높이고 연구하며 경력을 쌓을 기반이 있어야 한다”며 “높은 보수만으로 인력을 유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상교육에 필요한 환자 확보도 난제 중 하나다. 병상 확충만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질환과 치료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다. 정부는 남원병원을 심·뇌혈관질환과 치매 등에 특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의학교육에는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을 포함한 폭넓은 실습이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 의견이다. A교수는 “경증이나 고령 환자 위주로 구성되면 교육에 한계가 있다”며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환자 확보를 우려했다.

과거 서남의대의 교육 부실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이사는 “서남대는 재정 문제 외에도 교육할 교수와 환자가 부족한 문제도 있었다”며 “국립의전원 역시 재정 지원과 별개로 교육 여건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기반과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의전원은 의사 양성뿐 아니라 연구도 수행하는 대학인 만큼 교수들이 정착할 연구시설과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A교수는 “정해진 시간 안에 충분한 교육 수준을 갖출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기초교원을 지역에 유치하고 연구 기능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남원을 중심으로 교육하되 다양한 공공의료기관에서 임상실습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역 연계에 유리한 입지라는 판단이지만, 교수 확보와 기관별 교육 책임, 연구 지원을 구체화해야 학교 설립이 실제 교육 역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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