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무조건 지워라" 공소청 D-1 준비 막바지…기념촬영 행렬(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01일, PM 12:50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도로에 철거된 서울고검·중앙지검 도로표지판이 놓여 있다. 2026.10.1 © 뉴스1 권대옥 기자
검찰 들어간 건 무조건 지워야 한대. 아이고, 시트가 부족한데.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청사 내 안내판에 적힌 '검찰' 글자를 파란색 시트지로 가리던 작업자의 손길이 바빠졌다. 청사 입간판에는 이미 '검찰' 글자와 로고가 사라진 채 '별관' 두 글자만 남았다.

<뉴스1>이 이날 찾은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선 이른 새벽부터 마지막 '검찰 지우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수십 명의 작업자가 각자 공구와 시트지를 한 아름 들고 도로 안내판부터 종합민원실 현판까지 '검찰' 글자를 지워냈다.

이날은 청사 도로 표지판부터 철거됐다. 작업자들은 오전 5시 굴착기와 고소작업 차량으로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적힌 파란색 도로 표지판을 뽑아냈다. 긴 철제 기둥을 잘라내는 동안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오전 8시30분부턴 청사 내 안내판과 출입문에 붙은 검찰 로고 제거 작업이 시작됐다. 중앙지검 지하주차장 전자 안내판에는 '서울공소청'이라는 새 이름이 등장했다. 종합민원실 출입구에는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출입구'라고 적힌 시트를 붙이는 작업이 진행됐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검찰청 청사에서 관계자들이 검찰 로고를 제거하고 있다. 2026.10.1 © 뉴스1 최지환 기자

종합민원실은 2일부터 고소·고발장을 접수하지 않는다. 검사의 수사권 전면 폐지에 따라 범죄 인지와 고소·고발은 공소청 사건 수리 사유 대상에서 빠지는 탓이다. 민원인이 공소청에 고소·고발장이나 수사가 필요한 진정·탄원서를 내면 관련 수사기관으로 재안내를 받거나 반려·반송·접수취소 또는 이첩된다.

로고 제거 작업을 하던 한 인부는 "오늘 중으로는 '검찰'을 다 덮을 예정이긴 한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엄청 많아도 부지런히 해야죠"라고 했다. 오전 10시가 넘어서도 서울고검 입구 보안검색대 옆에서는 검찰 로고 스티커를 떼어내는 작업이 계속됐다.

검찰청사 입구에 걸린 청동 현판은 퇴근 시각인 오후 5시쯤 철거될 예정이다. 조직의 상징인 '검찰기'는 공소청 출범 시점에 맞춰 1일에서 2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내린다.

공소청은 향후 공소청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쳐 새 공소청 로고를 확정할 방침이다. 새 로고가 마련될 때까진 정부 기관을 상징하는 태극 문양이 임시로 사용된다.

앞서 대검은 지난달 28일 선제적으로 청사 로고와 간판을 철거했다. 서울동부·남부·서부·북부지검 등 재경지검과 광주·수원고·지검 등 지방검찰청도 지난달 29~30일 청사 내 간판과 검찰 상징물을 철거하고 '공소청'으로 명칭을 바꿨다.

검찰청 직원들이 30일 오후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 현판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0월2일 공소청이 출범하면 검찰청은 78년 만에 폐지된다. 2026.9.30/뉴스1 권대옥 기자

예정된 변화지만, 검찰 구성원들의 표정에서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서울고검 직원 4명은 전날(30일) 점심 시간대를 이용해 검찰청 로고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찍기도 했다. 직원들이 검찰청 입구 청동 현판 앞에서 '마지막 기념사진'을 남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동료들과 검찰 로고 앞에서 사진을 찍은 한 검찰청 직원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깃발을 내리고 출입문에 붙은 스티커까지 떼어내면 그때 실감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직원도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다들 예상하고 있긴 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많이 속상하고 심란해하는 것 같다"며 "이름만 바뀌는 것이고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여전히 많으니 기운을 내보자고 서로 다독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간판과 로고를 모두 바꾸는 것이 무슨 예산 낭비인가 싶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법무부는 전국 67개 검찰청사의 외벽과 유리창 등에 부착된 검찰 로고와 문구 등을 제거하는 비용으로 예비비 65억 원을 편성했다.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자주 오간 박 모 변호사도 "평소에는 현판을 의식하지 않고 다녔는데 막상 없어진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이곳에 공소청 간판이 붙는다고 해도 아직은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검찰청 청사 주차장에 '서울공소청사'라는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2026.10.1 © 뉴스1 최지환 기자

공소청은 본청과 6개 광역공소청, 18개 지방공소청, 42개 지청 체제로 오는 2일 닻을 올린다. 검사의 직접수사와 보완수사 폐지로 공소 제기·유지와 영장 심사, 수사기관에 대한 사법통제에 역량을 집중한다.

검사의 수사권 폐지에 따라 조직은 대폭 재편된다. 기존 직접수사·합동수사 부서 43곳과 검찰 수사관이 주로 근무해 온 수사·조사과 67곳이 폐지되고, 대검 범죄정보기획관과 과학수사부도 없어진다. 대신 중대범죄수사청과 수사·기소 과정에서 협력할 중대범죄전담부 29곳이 설치된다.

검사 법정 정원은 2292명으로 유지되지만 중수청 전직과 퇴직 등에 따른 결원을 충원하지 않아 공소청은 약 1900명으로 출범할 전망이다. 수사업무를 담당했던 수사관 2986명 중 2048명이 감축되고, 남은 인원은 형사법무직으로 전환돼 송치 사건 검토와 사실관계 확인 등을 맡는다.

공소청 개청식은 2일 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현판식도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편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사들의 줄사표도 잇따르고 있다. '대장동 항소포기 사태'에 공개 반발했던 윤원기 수원고검 검사(사법연수원 34기)와 노선균 대구지검 2차장검사(35기)가 최근 검찰 내부망에 사직의 글을 올렸다.

또 소창범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36기)과 강현욱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 부부장검사(41기), 안화연 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 검사(변호사시험 3회), 조재익 대검찰청 검찰연구관(44기), 오광일 수원지검 검사(변시 4회), 이준명 서울중앙지검 검사(변시 8회), 박철량 대구지검 검사(43기) 등도 사의를 표명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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