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사진=연합뉴스)
응급의료법 개정을 두고 의료계에서는 병원의 실제 치료 능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환자 수용이 강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응급실에 빈 병상이 있더라도 수술·시술을 담당할 전문의가 다른 환자를 치료하고 있거나 중환자실이 가득 차 있으면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 중인 응급의학과 A 교수는 “환자 이송 단계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더라도 병원 내에서 제대로 처치를 받지 못해 치료가 지연되는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한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약 93%가 개정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환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보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96%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수용기관 지정과 의무 수용 규정에도 92%가 반대했다. 이형민 의사회장은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지는 현장 전문의의 판단을 중심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법 개정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지난달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법안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으나, 이후 법 개정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을 다시 전달했다. 이를 두고 학회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나왔으며, 학회 이사장의 자격 상실 여부를 심의하는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하위법령과 세부 시행계획에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학회가 법 시행 자체에 반대하기보다는 하위법령과 세부 시행계획을 마련할 때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달라는 의견을 다시 보내왔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응급환자 이송체계 개선과 더불어 중증응급환자 진료체계 강화, 응급의료에 헌신하는 의료진의 법적 책임 완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