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상품권 사라지면 이득?...수십억 노린 '냉동창고 살해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1일, PM 07:06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여성을 살해한 30대 업주가 피해자를 상품권을 들고 잠적한 사람으로 꾸며 수십억원을 받아내려 했던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파주 냉동창고 살인 사건 피의자 B씨가 지난 3일 카페에 주차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사진=YTN 보도 캡처)
파주 냉동창고 살인 사건 피의자 B씨가 지난 3일 카페에 주차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사진=YTN 보도 캡처)
1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홍상철)는 피유인자살해와 유가증권위조·위조유가증권행사 혐의로 카페 업주 A씨(39)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카페 운영 등으로 생긴 고액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500억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위조해 매수자에게 판매하는 범행을 계획했다.

상품권 거래가 성사되면 매매대금을 챙기고, 거래가 무산될 경우에는 상품권을 확인하러 온 사람이 이를 들고 잠적한 것처럼 꾸며 매수자 측에 책임을 물어 수십억원 상당의 수수료나 위약금을 받아낼 계획이었다.

A씨는 이를 위해 범행 약 한 달 전부터 상품권 매수자를 물색하고 위조 상품권과 냉동창고를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31일에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인쇄소에서 5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 10만장, 액면가 기준 약 500억원어치를 위조했다.

이후 매수자 측이 상품권을 직접 확인할 사람을 보내겠다고 하자 A씨는 “고령자를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피해 여성이 상품권 확인을 위해 A씨의 카페를 찾게 됐다.

사건이 발생한 카페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건이 발생한 카페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A씨는 지난달 3일 오전 11시13분께 파주시 문산읍 자신의 카페 주차장에 설치된 냉동창고에서 위조 상품권을 진짜인 것처럼 피해자에게 보여준 뒤 그를 창고 안에 가둔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영하 25도로 설정된 냉동창고에 약 27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다음 날 오후 2시 36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살해 의도가 없었고 단독 범행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다른 사람들을 공범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검찰은 A씨가 이들을 알기 전부터 제3자와의 통화에서 상품권 확인자를 살해하는 범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의 인터넷 검색 기록과 메시지 등을 통해 위조 상품권과 냉동창고를 미리 준비한 정황도 확보했다.

검찰은 A씨가 공범으로 지목한 이들은 위조 상품권이나 상품권 확인자를 살해하려는 계획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또 A씨가 불법 자금 세탁 과정에서 상품권 거래가 이용되는 점을 알고 이를 범행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상품권은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지만 당시 매수자 측은 액면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상품권을 구매하기로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피고인이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의도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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