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한 범인 두고 서류엔 '추격 검거'…간 큰 경찰 간부, 결국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1일, PM 09:55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뒤 자진 출석한 피의자를 추격 검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불법 체포한 경찰이 재판에 넘겨졌다.

특정 사건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이미지=연합뉴스)
특정 사건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이미지=연합뉴스)
대구지검 의성지청은 직권남용체포, 공전자기록등위작,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혐의로 경북 지역 모 경찰서 소속 A경감을 지난달 30일 불구속기소 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뺑소니 사망사고 피의자 B씨는 지난 5월 22일 자정 무렵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했다. 이후 경찰이 자택으로 찾아오자 B씨는 같은 날 오후 6시께 스스로 파출소에 출석했다. B씨는 경찰서로 임의동행한 뒤 조사 과정에서 음주운전과 뺑소니 혐의 일체를 자백했다.

그러나 A경감은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께 B씨를 긴급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A경감은 긴급체포서에 ‘오후 6시 16분께 파출소 앞에서 B씨를 추격해 검거했다’며 체포 일시와 장소, 경위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당일 경찰이 보낸 긴급체포 승인 요청을 검토하던 중 체포 경위가 명확하지 않은 점을 발견하고 소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별다른 보완 없이 승인을 재요청했고 검찰은 이튿날 새벽 승인을 불허한 뒤 B씨를 즉시 석방하도록 조치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체포에 관여한 경찰관 등을 조사한 끝에 B씨가 자진 출석해 범행을 자백한 만큼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 등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경감이 현장에서 B씨를 추격해 체포한 것처럼 관련 기록을 허위로 꾸민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A경감의 처분을 두고 검찰시민위원회에 심의를 넘겼고 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소 의견을 의결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30일 A경감을 재판에 넘겼으며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B씨 역시 같은 날 불구속기소 했다.

신은식 의성지청장은 “보완 수사가 없어지는 상황에 일차적으로 기록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경찰이 기록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는 것은 엄히 처벌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입건 수사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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