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인천지방공소청 부부장검사는 2일 "검찰 폐지로 국회의원, 판·검사 등 권력자는 '호텔' 같은 수사기관에서 수사받게 됐다"며 "아주 실력 떨어지는 사람들한테 수사받으니까 너무 좋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을 두고는 "향후 로펌(법무법인)의 중수청 출신 변호사 수요를 노리고 가는 검사들이 많다고 들었다"고 했다.
박 검사는 이날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수사를 전담하게 된 중수청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역량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경찰 조직은 기동력과 조직력이 강하지만, 효율성을 위해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조직이다. 어디로 나아갈지 누군가 설정을 해줘야 한다"며 "반면 검사는 자기 사건을 스스로 설계한다. 검사가 중수청 수사관으로 가면 검사로서의 수사를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보완수사요구권을 두고는 "의사가 중요한 수술을 전화나 글로 집도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다수 공소청 검사는 죄가 되고 아주 심각한 사건에도 수사기관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도저히 기소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해 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박 검사는 "중수청에 가는 검사들 상당수는 변호사로서의 가치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중수청 경력을 찍고 로펌으로 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중수청 수사를 받는 누군가는 중수청 출신 변호사를 찾을 것"이라며 "그런 식의 동기로 간 검사들이 매우 많다고 생각한다. 1년 후에 한 번 지켜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박상용 인천지방공소청 부부장검사가 서울 종로 뉴스1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2./뉴스1
- 직무정지 상태가 아니었다면 중수청에 지원할 수도 있었다.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나.
▶당연히 공소청에 남는다. 중수청에 갈 마음은 추호도 없다. 왜냐하면 거기 가면 제대로 수사를 할 수가 없다. 조직이 발전하려면 계속 선배들의 노하우가 후배들한테 전달되는 구조가 돼야 한다. 근데 중수청에는 그 시스템이 없다. 일부 검사들이 중수청으로 갔다지만, 다 고위직으로 갔다. 그분들 나중에 나가면 어떻게 되는 거냐. 다시 검사들이 오지는 않을 것 아니냐. 밑에서 길러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어디서 검찰의 수사력을 이식할 수 있을까.
- 중수청은 수사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인데도 검찰만큼의 수사역량을 기를 수 없다는 말인가.
▶검사의 수사역량이란 법률이 완전히 몸에 배서, 마음껏 수사를 해도 법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 훈련을 시킬 만한 자질 있는 사람이 있는가. 김지용 중수청장마저도 반부패 수사를 한 적이 거의 없다. 청장도 수사역량을 이식할 수 없다는 거다. 이런 중수청 시스템으로는 100년이 지나도 옛날 검찰 같은 수사역량을 길러낼 수 없다.
우리는 벌써 이걸 해봤다. 공수처 있잖나. 공수처 개청 멤버가 아직도 남아 있나. 최근 공수처 수사를 받으러 간 검사들 얘기를 들어보면 '헛웃음이 나온다'고 하더라. 공수처 검사들의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원래 변호사 하던 분들이라 수사가 처음이다. 당연히 서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앞으로의 수사도 그때그때 들어온 신참 변호사가 할 거다. 어떻게 10년 차, 20년 차 검사의 수사력이 생기겠는가.
원래 검사들은 자기 사건을 자기가 법률적으로 설계해서 수사한다. 그런데 중수청 수사관으로 갔을 때는 누군가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 건데 그러면 검사로서의 수사와 달라지는 거다. 중수청에 가는 검사들 상당수가 향후 거기 찍고 나오면 변호사로서의 가치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들은 얘기지만 어떤 로펌에서 검사가 지금 퇴직하려고 하니까 '검사님 뽑아드릴게요. 다만 중수청 갔다 오십시오'라고 했다더라.
- 공소청 검사와 수사기관 간 관계는 어떻게 될까.
▶협력이라는 건 개인의 선한 의지에 기대면 안 된다. 협력의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구조적으로 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어떻게 돼 있나. 수사기관은 그냥 검찰(현 공소청) 송치하고 끝날 거다. '나는 이거 죄 된다고 송치했는데 검찰이 안 된다고 했어? 그럼 검찰 잘못이지' 이렇게 된다. 검사도 왜 협력해야 하나. 수사기관이 수사결과를 가지고 왔는데 엉망이면 죄가 되더라도 '아, 이거는 기소 못 해' 그러고 끝내버리는 게 편하다. 만약 무리하게 갖고 갔다가는 검사가 책임져야 한다.
-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는 부족할까.
▶보완수사요구권은 수사된 기록을 기소할 수 있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없애버리고 그 과정을 경찰한테 다 맡겨 버린 거다. 그러면 안 되는 게 너무 많다. 예를 들면 기초적으로도 확인해야 할 걸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수사기관으로) 가야 하는 비효율이 엄청나게 크다. 그냥 서류 하나만 작성해서 붙이면 되는데 그게 안 된다.
진술조서도 판사가 읽어봤을 때 법률적으로 설득이 되게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똑같은 말이라도 법률적으로 인정 못 받을 가능성이 되게 높다. 근데 진술조서를 전화로 '이거 물어보세요', '저거 물어보세요' 이렇게 보완해서는 유죄를 인정받을 수 있는 퀄리티의 조서가 나오지 않는다.
- 검찰에 수사권이 있을 때는 어떻게 했나.
▶검사가 직접 조사해서 조서를 정확하게 작성한다. 그걸 보강할 만한 다른 조서도 작성해 놓는다. 예를 들어 성범죄는 보통 피해자의 진술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럼 피해자 진술을 잘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피해자 진술이 법정에 가서 공격받는다. 피해자가 '제가 저런 뉘앙스로 얘기한 게 아닌데 경찰관께서 그렇게 적으신 거다' 백날 얘기해 본들 판사가 보기에 진술이 바뀌었다고 날려버릴 수도 있다. 검사가 수사할 때는 피해자가 법률적으로 착각하고 있는 게 있을 때 '이거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해서 수정해 주기도 한다. 그런데 전화나 글로 경찰한테 그런 지점을 짚어준들 진술이 그대로 받아지겠나. 전화로 수술을 집도하는 거랑 똑같다.
- 변화한 형사사법체계를 어떻게 보완해야 할까.
▶첫째로 전건송치를 부활시켜야 한다. 경찰이 한 거는 전부 다 검사가 살펴보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피해자가 보호되고 가해자를 확실히 처벌할 수 있다. 억울한 사람들도 구제할 수 있다. 원래 국가기관이 다 봐주던 걸 왜 못 보게 하나.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그다음 보완수사권이라는 명칭이 아니더라도 검사가 소추에 필요한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은 반드시 복구가 돼야 한다. 이게 돼야 민생 사건이 일단 돌아간다. 둘 다 있어야만 최소한의 기능을 할 수 있다. 자동차 바퀴가 동그란 거랑 똑같은 거다.
이외에 반부패 문제가 있다. 검찰에 있던 특수수사 역량을 다 공수처로 보냈으면 좋겠다. 검찰의 특수수사 기능을 정치적 논란이 없는 형태로라도 어느 기관에든 넣어 놓아야 한다. 지금 그걸 그냥 없애버리겠다는 건데 그러면은 누가 제일 좋겠나. 국회의원이다.
- 어느 한 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동시에 맡아야 한다는 건가.
▶직접 수사를 해야 한다는 거다. 반부패 수사 관련해서는 법률과 수사를 접목해서 할 수 있는 직접 수사 기능이 있어야 한다. 반부패 부문에 있어서는 형사사법체계가 다시 디자인돼야 한다. 절대 검찰의 반부패 역량을 썩혀선 안 된다. 그렇게 안 한다는 건 국회의원과 판·검사 이런 사람들한테 호텔 같은 수사기관에서 정말 수사 못 하는 사람들한테 수사받으라고 하는 거다. 국민들이 받고 있던 법률 서비스를 없애서 나아지는 건 국회의원뿐이다. 그분들은 수사 안 받으니까, 받더라도 아주 실력 떨어지는 사람들한테 받으니까 너무 좋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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