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급찐살' 빼러"…휴가철·엔저에 일본 원정 '스시자로' 열풍

사회

뉴스1,

2026년 October 03일, AM 06:00

17일 인천공항본부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열린 '짝퉁 마운자로 등 해외 반입 유해의약품 반입 차단 강화 브리핑'에서 관세청 직원이 짝퉁 마운자로, 위고비 등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2026.9.17 © 뉴스1 이광호 기자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처방받으러 일본 원장을 떠나는 이른바 '스시자로'가 유행하고 있다. 관세청은 밀수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스시자로'의 인기 요인은 저렴한 가격이다. 2.5㎎ 마운자로 한 달 분량의 가격은 한국에서 30만 원 안팎이지만 일본에서는 6~8만 원대다. 한국의 4~5분의 1에 불과하다.

일본에선 마운자로가 당뇨병 치료제로 지정되며 정부가 가격을 낮은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엔저' 현상까지 겹치면서 한국인에게 더 저렴해지는 상황이다.

일본을 오가는 왕복 항공편 가격을 보전할 만큼 일본의 마운자로가 저렴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일본 여행 중 마운자로를 구매하거나 마운자로를 목적으로 일본을 다녀오는 '스시자로'가 유행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마운자로를 구매했다는 한 30대 여성은 "한국에서도 마운자로 처방을 이미 받고 있었는데 한국 대비 절반가량 저렴했다"며 "연휴 간 여행 겸 일본에 다녀오기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카페, 블로그 등에서도 구입처와 구매 후기 등에 대한 글이 쏟아지고 있다.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스시자로 세관 피하는 법'이 검색창에서 자동 완성될 정도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본 의원의 마운자로 처방 홍보 계정까지 SNS에 등장했다. 이들은 '한국분 환영'이란 문구를 내걸고 한국어 통역을 제공한다거나 호텔까지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고 여행 일정에 맞춰 배송해 준다며 홍보하고 있다.

홍보문에는 '내원 없이 비대면·화상 진료나 스마트폰 진료가 가능하다'거나 고용량에 해당하는 12.5㎎, 15㎎ 용량 마운자로 처방, 6개월 치 처방이 가능하다는 안내도 있었다.

'한국분 환영', '내원 없이 진료 가능' 등 문구와 함께 한국어로 마운자로 처방을 홍보 중인 일본 병원 홍보 계정. (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다만 식약처 허가를 받지 않은 '스시자로' 반입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일본을 포함한 해외에서 반입하는 마운자로는 식약처가 관세청에 통보한 유해 의약품으로 규정돼 있다.

세관은 엑스레이(X-ray) 검색과 개장검사 등을 진행하고 '수입요건확인 면제추천서' 등 정해진 수입 요건을 갖추지 않은 경우 반송 또는 폐기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단순한 수입요건 미비를 넘어 밀수입 등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조사·처벌도 진행된다.

실제로 관세청이 적발하는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 건수도 늘고 있다. 관세청 적발 비만치료제 수는 2024년 4건에서 지난해 1189건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올해는 지난 8월 기준 이미 5030건이 적발된 상태다.

이에 일각에서는 '똑같은 의약품인데 왜 일본에서 사 오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하느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상 문제를 지적한다. 마운자로는 원칙적으로 2~8도에서 냉장 보관이 필요하기에 유통 과정에서는 콜드체인(냉장 유통체계)를 구축해 품질을 유지한다.

그런데 개인이 의약품을 비행기 수하물로 부치거나 직접 운반할 경우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게 불가능하기에 변질 우려가 있다.

또 일본에서 수개월 치를 처방받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유효기간을 넘기거나 전문의약품이기에 필요한 주기적인 효능·부작용 모니터링 등이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 대한비만학회장인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약은 적절한 식사 교육과 운동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근감소증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비만약을 가져오는 과정에서의 효능·안전성 문제와 더불어 의사의 관리를 제대로 받기 어려운 방법이기에 (스시자로가) 문제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에서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만큼, 급여화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강 교수는 "마운자로가 최근 당뇨에 대해서는 급여화가 이뤄졌는데 비만 치료제로서 급여화도 이뤄져야 한다"며 "비만약은 보험 재정에 부담이 크기에 재정 부담 등에 대한 감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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