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2026.9.29 © 뉴스1 이광호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에 출석할지 주목된다.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낸다면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극한 갈등을 빚고 있는 재제청 문제와 관련한 여당의 집중포화가 전망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6일 국회에서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조 대법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에서) 재제청하라고만 왔고, (대법원 공식 입장을) 결론만 드려 여러분들이 궁금한 게 많다고 들었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조대법원장은 지난해처럼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만 하고, 증인으로서는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경우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재제청 요청 거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할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장은 통상 국정감사에서 기관장으로서 인사말을 한 뒤 자리를 뜨고, 질의에는 재판에 관여하지 않는 대법관인 법원행정처장이 답한다. 전원합의체 재판장인 대법원장이 직접 답변하면 재판 관여 우려가 생기고, 사법부 수장이 입법부의 감독을 받는 모양새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답변한 전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2002년 9월 김용균 당시 한나라당 법사위 간사는 국회 회의록을 근거로 1967년 12월 조진만 대법원장이 증인 선서를 하고 질의에 답했고, 1968년 10월에도 대법원장이 선서 없이 답변했다고 밝혔다. 1970년에는 민복기 대법원장이 증인 선서 후 답변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신헌법으로 국정감사가 폐지됐다가 1988년 부활한 뒤로는 인사말만 하고 퇴장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그러다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이 김 대법원장의 춘천지법원장 시절 공보관실 운영비 현금 수령 의혹에 대해 직접 답변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됐었다. 이때 김 대법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해명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0월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눈을 감고 있다. 2025.10.13 © 뉴스1 유승관 기자
조 대법원장은 지난해에도 국정감사에는 출석해 인사말을 했지만, 증인으로서는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대선 직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전원합의체에서 선고한 경위를 묻겠다는 것이 증인 채택 사유였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어떠한 재판을 하였다는 이유로 재판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후 추미애 당시 법사위원장이 이석을 허가하지 않아, 조 대법원장은 약 90분간 자리를 지키며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재판과 관련된 사안이라 대법원장이 직접 답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견해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엔 재판과 무관한 대법관 제청과 관련된 사안이라 조 대법원장이 증인으로서 입장을 직접 설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조 대법원장이 두 차례 낸 공식 입장문을 두고 국민은 물론 법조계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은 만큼, 조 대법원장이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국민에게 직접 해야한다는 견해도 있다.
만약 조 대법원장이 이번에 증인대에 서게 된다면, 1988년 국정감사 부활 이후 증인선서를 하고 의원들 질의에 답을 하는 첫 대법원장이 된다.
지난달 28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대법원장이 답변을 준비해 국회 국정감사장에 오기를 요청해 달라"는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요청에 "말씀드려 보겠다"고 답했다.
ho86@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