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불법 휴대전화 감시 애플리케이션(앱)을 유포해 33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기고 11만 건이 넘는 통화 녹음 파일을 취득한 앱 운영자가 징역 7년의 중형을 확정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정보통신망법 위반·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5년, 19억 7400만 원 추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A 씨 등은 2019년 1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불법 감청 앱을 판매해 대화를 녹음하고 당사자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해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업체의 실운영자다.
해당 프로그램은 구매자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부모용 앱'을 깔고, 상대방 단말기에는 '자녀용 앱'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자녀용 앱'은 화면상에 설치 아이콘이 표출되지 않아 설치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게 설계됐다.
기기에 앱이 깔리면 통화 녹음 기능이 활성화돼 대화 내용과 GPS 정보, 문자메시지 등이 업체 데이터 서버로 전송·저장됐다. 구매자는 해당 자료들을 실시간 열람했다.
A 씨 등은 '바람난 남편' '상간녀 소송' 등 문구로 앱을 홍보하며 1개월에 50만 원, 6개월에 280만 원의 사용료를 받았다. 구매자 유치를 위해 흥신소에 소개비를 주기도 했다.
A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앱 구매자들과 공모해 2024년 10~11월 11만 9713건의 타인 간 대화 통화 녹음을 취득한 혐의를 받았다.
이용자 6008명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해 정보통신망 운용을 방해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퍼뜨렸다는 혐의도 적용됐다.
감시 대상자 980명의 위치정보를 무단 수집·저장하고, 신고 없이 위치기반서비스사업을 영위하며 33억 9635만 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1심은 A 씨의 유죄를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A 씨 측은 "녹음은 구매자들이 한 것이고 자신은 앱을 판매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A 씨가 앱을 판매하며 구체적인 설치·이용법을 안내하고 서버까지 직접 관리한 점을 짚어 그의 주장을 배척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와 구매자들 간에 순차적·암묵적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며 "단순 방조자가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심각한 제한을 가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 유포 기간이 6년이고 수익이 33억원에 이르는 점에 비추어 보면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하급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minja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