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이유]는 법원 판결문에 기록된 사실을 바탕으로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구성한다. 한 사건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일어났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이 있었는지, 그리고 법원이 책임과 결과를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따라간다.
누군가를 이해하거나 변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판결문에 남은 기록을 통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남긴 질문을 함께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024년 8월 19일 아침 7시 17분.
한 남학생이 여학생의 집 근처에 서 있다. 남학생 외투 안에는 여러 흉기들이 가득했다. 그는 여학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는 아침 8시쯤 여학생을 발견하고 따라갔다. 도로에서 여학생 이름을 부르며 “다시 친구로 지내자”고 말했다.
여학생은 “따라오지 마, 오늘 있었던 일을 선생님에게 다 말하겠다”고 대답했다.
그의 손이 외투 안주머니로 향했다. 그는 둔기를 꺼내든 채 “넌 죽어야 해”라고 소리쳤다.
이날 아침이 갑자기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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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고등학생이 된 그는 그 여학생을 죽이고 자기도 죽겠다는 일기와 유서를 썼다. 그가 통원 치료를 받던 병원의 진료기록부에는 그가 여학생을 스토킹하고 있고, ‘자살 충동, 살인 충동을 참는 것이 힘들다’고 적혀 있었다.
6월, 그는 둔기, 예기 등 흉기를 사 모았다. 6월말, 그는 다니던 고등학교의 교사에게 여학생을 다치게 하고 자신도 죽겠다고 말했다. 흉기를 산 사실까지 말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은 학교 전담 경찰관에게까지 전달된다. 경찰관은 그의 어머니에게 연락해 입원을 권유했다.
7월 2일, 그는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사유는 ‘자해, 타해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정신과 입원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난폭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 그로 인해 초등학교도 또래보다 1년 늦게 들어갔다. 약물로 증상을 누그러뜨린 후에야 입학이 가능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2015년, 그는 지적장애 3급으로 등록됐다. 범행을 저질렀던 2024년, 그의 아이큐는 55였다.
그의 난폭한 행동은 쉽게 조정되지 않았다. 2018년 11월, 2019년 5월, 2021년 11월부터 한 달여간 세 차례씩 정신병원에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 입원해 약을 먹으면 증상이 나아졌고, 퇴원해 약을 끊으면 다시 나빠졌다. 입원과 퇴원이 반복됐다.
이번 입원도 고작 4주에 그쳤다. 의료진은 치료가 계속 필요하다고 했으나 그의 어머니는 퇴원을 강력하게 원했다. 병원에선 어쩔 수 없이 그를 7월 29일, 퇴원시켰다. 그러나 자해·타해 위험성이 재발할 경우 병원으로 오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고는 무의미했다. 퇴원 20일 뒤, 2024년 8월 19일. 그날 아침이 왔다. 그는 외투 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 여학생을 향해 휘둘렀다.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달려들어 그를 막았다. 시민들 덕분에 여학생은 살 수 있었다.
범행 당시 그는 만 17세, 여학생은 만 14세였다.
다음 편에 이어..
형기 마치면 사회로 나올 텐데…위험도 끝날까[그날의 이유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