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조사는 2024년 하반기 하남시에 접수된 민원에서 시작됐다. 하남시 소재 어린이집에서 보육 중인 아동들이 강동구의 다른 어린이집에 등록돼 있다는 내용이었다. 민원을 전달받은 강동구는 같은 해 10월 2일부터 11월 8일까지 해당 어린이집의 보조금 수급 실태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적발된 보조금 부정수급액은 총 1억1809만원이었다. 보육교직원 6명의 명의를 허위로 등록해 인건비와 수당 등으로 받은 금액이 9800여만원에 달했다. 여기에는 보육도우미 1명이 취사 업무까지 겸한다는 명목으로 받은 4900여만원도 포함됐다.
아동을 허위로 등록하거나 출결 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해 연장·야간연장 보육료와 급·간식비 등 2000여만원을 받은 사실도 적발됐다.
보육교사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아동의 담임교사를 맡긴 점도 문제가 됐다. 2023년 이후 청구서와 영수증, 지급내역서 등 비용 지출을 뒷받침하는 서류와 보육일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강동구는 이를 근거로 2024년 12월 24일 어린이집 시설폐쇄와 보조금 환수, 제재부가금 부과, 원장 자격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어 2025년 1월 7일에는 행정처분 내용과 어린이집 이름·주소, 원장 성명을 3년간 공표하기로 했다.
원고들은 조사와 처분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행정조사에 앞서 사전통지를 하지 않았고, 학부모 등 제3자를 조사하면서 필요한 통지도 누락했다는 주장이었다. 조사가 강압적으로 이뤄졌으며 명단 공표 과정에도 절차 위반이 있다고 다퉜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사에 앞서 통지하지 않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관련 사항을 미리 통지하는 때에는 증거인멸 등으로 행정조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조사현장에서 행정조사의 목적 등 구두통지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학부모 조사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들 측의 증거인멸, 진술 번복과 회유 등의 우려도 상당하다”며 “조사대상자인 원고들에게 통지가 이루어질 경우 보육영유아와 그 가족들의 법익 침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강압적 조사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사대상자의 임의에 따라 이루어진 정황이 분명히 확인된다”며 “조사권을 남용하거나 그 제한을 초과하여 위법한 행정조사가 이루어졌다고 볼 사정은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명단 공표 역시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이 정한 공표처분의 요건을 모두 구비하고 있다”며 “이 경우 피고는 재량의 여지 없이 법령이 정한 절차와 방식으로 공표처분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유아와 가정의 복지 증진이라는 공익, 영유아와 보호자들의 개별 법익 등을 고려하더라도 “공표처분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