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은 내 눈으로"…'암살자(들)' 논란이 지핀 관람 열기

사회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5일, PM 03:33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정유진 수습기자] “매스컴에서 하도 떠들썩하길래 대체 어떤 내용인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려고 왔어요. 와서 보니 저랑 같은 생각인 사람들이 많은지 앞줄 빼고는 꽉 찼네요”(관람객 김모 씨·69)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 포털 평점 2점대라는 ‘별점 테러’와 역사 왜곡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 ‘암살자(들)’ 상영관 앞은 휴일을 맞아 표를 끊으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역사 왜곡 논란 영화 '암살자(들)'(사진= 연합뉴스)
역사 왜곡 논란 영화 '암살자(들)'(사진= 연합뉴스)
현장에서 만난 관람객들은 논란의 진위를 직접 확인하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홍모(30) 씨는 “원래 역사에 관심이 많아 개봉 전부터 볼 생각이었다”며 “어떻게 왜곡됐는지 직접 확인하러 왔다. 영화와 역사적 배경은 별개로 봐야 하고 배우들까지 피해를 입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모(61) 씨는 “당시에도 유탄 4발만 발견된 점 등 의문이 남았던 사건”이라며 “영화는 의문만 던진 것뿐인데, 특정 단체가 배우 집 앞까지 찾아가고 주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10대 관객들도 극장을 찾았다. 예고 영화과에 재학 중인 김모(18) 양은 “시놉시스와 예고편만 봤을 때는 역사 왜곡이라기보다 빈칸에 제작진의 상상력이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며 “다만 실존 고인을 다룬 만큼 굿즈 관련 마케팅은 경솔했던 것 같다”고 짚었다. 동행한 친구(18)는 “영화를 직접 보지 않고는 판단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 예매했다”며 “유족의 반발도 이해되지만, 창작자에게 무조건 문제를 제기하는 분위기는 영화 전공자 입장에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심은 현장 예매율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CGV 용산아이파크몰 예매 현황을 보면, 오후 2시 10분 상영 회차는 스크린 바로 앞 3석만 남기고 매진됐다. 이어지는 3시 15분 회차는 잔여 20석, 4시 회차는 55석, 6시 회차는 92석이 남아 낮 시간대 주요 좌석이 빠르게 소진됐다.

영화 '암살자(들)', 역사 왜곡 논란에도 관객 200만명 돌파(사진= 연합뉴스)
영화 '암살자(들)', 역사 왜곡 논란에도 관객 200만명 돌파(사진= 연합뉴스)
지난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15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벌어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극 중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영부인 피격의 배후에 대한 암시를 두고 일각에서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개봉 직후 유족과 보수 성향 단체들은 역사 왜곡과 고인 명예훼손을 이유로 상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단체 회원들은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인근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 제작·배급사 측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예정된 무대인사 일정을 취소했다. 배급사가 제작한 홍보용 굿즈를 둘러싼 적절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주요 포털 사이트 관람객 평점은 2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평점 하락과 관람 저지 움직임 속에서도 흥행세는 꺾이지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는 개봉 열흘 만에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넘어섰다.

한편 논란이 배우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번지자 유해진의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배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신변을 위협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소속 배우의 권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화인연대도 ‘영화에 대한 논의가 개인의 일상과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작품에 대한 비판과 개인에 대한 압박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며 “작품에 참여했거나 의견을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생활과 안전까지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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